최하위에서 챔피언으로 일어선 서사 올해 상반기 최고 권위의 국제 e스포츠 대회인 MSI(Mid-Season Invitational)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승자는 한국의 한화생명이었다. 이들의 우승이 특별한 이유는 극적인 반전 서사에 있다. 한화생명은 올해 첫 대회인...
올해 상반기 최고 권위의 국제 e스포츠 대회인 MSI(Mid-Season Invitational)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승자는 한국의 한화생명이었다. 이들의 우승이 특별한 이유는 극적인 반전 서사에 있다. 한화생명은 올해 첫 대회인 LCK 컵에서 12위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쏟아지는 비판 속에서도 팀원들은 서로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고 묵묵히 실력을 증명해냈다
이번 결승전의 최우수선수(MVP)는 단연 최우제('제우스')다. 그는 4세트와 5세트에서 결정적인 활약으로 팀을 벼랑 끝에서 구출했다. 위기의 순간마다 빛난 것은 그의 단단한 정신력이었다. 화려한 플레이 이면에는 뼈를 깎는 인고의 시간이 있었다. 한화생명 이적 후 깊은 자기 의심과 슬럼프를 겪었지만 팬들의 응원을 동력 삼아 잃어버린 자신감을 회복했다. 결국 국제 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역체탑(역대 최고 탑 라이너) 반열에 올랐다.
스포츠의 진정한 묘미는 승자와 패자의 엇갈린 시선에서 나온다. 3년 연속 결승 무대를 밟은 중국의 BLG는 또다시 준우승에 머물렀다. 양대인 BLG 감독은 패배의 원인을 온전히 자신에게 돌렸다.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을 때 리더로서 더 엄격하게 이끌지 못했다는 뼈아픈 자성이다. 승패를 떠나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지도자의 품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글로벌 e스포츠 생태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우승컵을 든 한화생명은 다가오는 하반기 롤드컵 직행권을 단숨에 확보했다. 통상적으로 상반기 MSI 우승팀이 하반기 롤드컵에서 4강 이상 진출할 확률은 7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단단한 기세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다음 무대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