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고 단정한 유니폼, 항상 미소를 띠고 있는 얼굴. 공항 지상직 승무원을 떠올릴 때 흔히 갖는 이미지다. 하지만 이들의 실제 업무 현장은 상상을 초월하는 육체적 피로와 고도의 긴장감이 교차하는 전장에 가깝다.유튜브 웹 예능 '워크맨'의 스핀오프 '워크돌'은 지난 1...
화려하고 단정한 유니폼, 항상 미소를 띠고 있는 얼굴. 공항 지상직 승무원을 떠올릴 때 흔히 갖는 이미지다. 하지만 이들의 실제 업무 현장은 상상을 초월하는 육체적 피로와 고도의 긴장감이 교차하는 전장에 가깝다.유튜브 웹 예능 '워크맨'의 스핀오프 '워크돌'은 지난 16일 걸그룹 프로미스나인의 멤버 지원이 공항 지상직 아르바이트를 체험하는 영상을 공개했다.본지는 해당 예능 영상을 통해 조명된 지상직 승무원들의 노고를 바탕으로, 항공 산업의 든든한 등대 역할을 하는 이들의 직무 전문성과 그 이면에 자리한 구조적 문제를 심층 취재했다.
영상 속 지원은 지상직 승무원으로 투입되어 발권부터 수하물 위탁, 탑승구 안내까지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지상직 승무원이 단순한 고객 응대(CS)를 넘어 항공 안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는 사실이다. 지원은 승객들의 짐을 위탁할 때마다 폭발 위험이 있는 라이터, 전자담배, 보조배터리 등의 소지 여부를 집요할 정도로 꼼꼼히 확인했다.또한, 무전기를 통해 정비사 및 기장과 직접 소통하며 타이어 교체 등 항공기 상태와 특이사항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등 이륙 전 필수적인 안전 절차를 조율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상직 노동자들이 수백 명의 목숨이 달린 항공 보안과 안전의 최초 방어선임을 시사한다.
실제 업무의 강도는 화려한 겉모습과 큰 괴리가 있었다. 시원한 실내 근무만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지원은 지연된 탑승 일정을 맞추고 승객들의 이동을 돕기 위해 뙤약볕이 내리쬐는 야외 계류장(에이프런)을 쉴 새 없이 뛰어다녀야 했다.발이 아프다고 호소할 정도의 강도 높은 육체노동 속에서도 승객 앞에서는 친절한 미소와 유쾌한 응대를 잃지 않는 모습에서, 지상직 노동자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극심한 육체적·감정 노동의 이중고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고된 하루를 마친 지원이 손에 쥔 일당은 최저시급이 적용된 41,300원이었다. 예능 프로그램의 일환이긴 하나, 이는 현재 대한민국 항공업계의 고질적인 구조적 문제를 관통하는 대목이다.항공 산업 전문가들은 공항 지상직 노동자들이 항공기 정시 운항과 승객 안전에 필수불가결한 고도의 전문직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가 항공사 하청을 받는 외주 조업사 소속으로 최저임금 수준의 열악한 처우를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살인적인 스케줄과 낮은 임금은 극심한 인력난과 높은 퇴사율로 이어지며, 이는 장기적으로 항공 서비스의 질 저하와 안전 공백을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위험 요소다.지원은 업무 종료 후 "실내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실외 업무도 있어 예상 밖으로 힘들었다"면서도 "공항 특유의 설레는 마음 덕분에 보람을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 말미에는 평소 자신들의 팬으로 알려진 배우 박정민에게 일일 매니저 역할을 자처하며 훈훈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공항의 완벽한 시스템 뒤에는 수많은 지상직 노동자들의 치열한 땀방울이 배어 있다. 겉보기에 화려한 공항의 안내원이 아닌, 항공 산업의 근간을 떠받치는 안전 요원으로서 이들의 노고를 재평가하고, 땀 흘린 만큼의 합당한 대우가 주어지는 산업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