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디자인툴 세대교체… '어도비 XD vs 피그마' 승부는 이미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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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 XD는 '유지보수 모드'로 사실상 신규 개발 중단, 단독 판매도 종료…

피그마는 클라우드 협업·생태계·IPO로 질주


지금 시장의 '현재형'은 피그마

피그마는 브라우저 기반 설계·프로토타이핑·개발 핸드오프를 하나의 화면에서 끝내는 협업형 툴로 자리잡았다. 상장 준비 및 상장 이후 공개된 수치와 보도는 성장세를 확인해준다. 2024년 매출 7억 4,900만 달러, 2025년 1분기 매출 2억 2,820만 달러, 월간활성이용자 1,300만 명, 포춘 500 기업의 95%가 워크플로에서 활용한다는 데이터가 투자설명서와 경제지에 잇따라 소개됐다. 주가는 뉴욕증시 데뷔 당일 250% 급등하며 '협업 디자인 표준' 이미지를 굳혔다. 피그마의 외형 성장 그 자체가 시장 점유 확대의 간접 증거라는 해석이 많다. 


반면 어도비 XD는 더 이상 '공격'을 하지 않는다. 어도비 공식 지원 페이지에는 'XD는 현재 유지보수 모드이며, 신규 기능 개발·출시는 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종료 시점은 사전 고지'라고 밝힌 상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당장 쓸 수는 있지만 미래 지향 개발은 멈춘 제품'이라는 의미다. 


점유율 '협업'이 갈랐다

공식 집계는 아니지만 업계 리서치와 기업 공시를 종합하면, 협업 디자인 카테고리에서 피그마가 다수 기업에 채택된 반면 XD는 2023년 이후 신규 도입이 크게 줄었다. 이는 제품 정책의 차이와도 맞물린다. XD는 2023년 4월부터 '단독 애플리케이션' 신규 판매가 중단되었고 기존 고객만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신규 유입이 막힌 순간부터 기업 표준 선정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피그마는 반대로 문턱을 낮췄다. 웹브라우저만 있으면 OS 제약 없이 접속·공동편집이 가능하고, 링크 공유·권한 제어·버전 관리가 실시간으로 작동한다. 상장 이후에도 협업·생태계 투자를 키우는 신호가 이어졌다. 하드웨어·주변기기 생태계 역시 피그마 통합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호환성 비교

XD는 포토샵(PSD)·일러스트레이터(Ai)·스케치(Sketch) 자산을 가져와 편집하고, 에프터이펙트로 내보내는 연동을 갖췄다. 레거시 어도비 자산이 많은 팀이라면 온보딩 장벽이 낮다. 다만 XD에서 피그마로의 직접 변환은 네이티브로 제공되지 않아, 실무에서는 SVG·PDF 경유, 스케치 포맷으로의 중간 변환, 혹은 써드파티 플러그인을 활용한다.


반대로 피그마 쪽은 스케치·PDF·SVG 흡수와 커뮤니티 플러그인으로 '유입' 경로가 풍부하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혼합 스택일수록 '최종 집결지'는 피그마가 되는 구도가 흔하다. 


XD는 안정 지원, 피그마는 기능 확장

XD의 강점이었던 오프라인 편집·로컬 자산 운용, 오토 애니메이트 기반의 인터랙션 설계 등은 여전히 작동한다. 그러나 유지보수 모드 전환 이후 기능 확장 속도는 사실상 멈췄다.


반면 피그마는 플러그인·위젯 커뮤니티가 활발하고, 2025년에는 AI 기반 앱 빌딩 'Figma Make' 일반 제공과 같은 기능 확장으로 '디자인-프로토타입-개발' 경계를 더 좁히는 중이다. AI 보조 도구·접근성 평가 플러그인 같은 실무형 도구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가격·라이선스·조직 운영 관점 : 의사결정 포인트

조직이 이미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전사 라이선스를 쓰고, 디자인 자산이 포토샵/일러스트레이터 중심이라면 '유지' 명분으로 XD를 당분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새 입사자 온보딩과 대외 협업, 외주사와의 파일 교환, 개발자 핸드오프 등 '조직 간 인터페이스'를 생각하면 표준 전환의 기회비용이 커진다.


반대로 피그마는 신규 채용 시장에서의 기술 요구 빈도, 외부 파트너의 호환성, 원격·혼합 OS 환경에서의 접근성이 의사결정을 밀어준다.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과 제품 로드맵이 지속된다면, 생태계 관성은 더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전망

수학적으로 합리적인 전망은 이렇다. '신규 기능 0, 유지보수만 지속'인 제품이 협업형 툴 시장에서 점유율을 회복한 사례는 드물다. XD가 당분간 안정 지원을 이어가더라도, 신규 프로젝트·신규 인력·외부 협업이 누적될수록 조직의 '표준'은 피그마 쪽으로 더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어도비가 XD의 공식 지원 종료(EOL) 타임라인을 고지하고 마이그레이션 수단을 제시할 경우, 시장의 전환 속도는 단기간 추가 가속될 수 있다. 지금 시점의 합리적 선택지는 '레거시 XD 프로젝트의 체계적 이관'과 '피그마 기반 협업 문화 정착'을 병행하는 전략이다. 한 줄 냉소를 보태자면, '표준은 기능이 아니라 생태계가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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