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없는 부자 나라 리히텐슈타인... 30년 살아야 시민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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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유튜버 '서재로36'은 리히텐슈타인을 방문해 현지의 독특한 국가 운영 실태를 보도했다. 리히텐슈타인은 서울의 4분의 1 크기에 불과한 영토를 가졌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1]이 세계 최상위권을 기록하는 강소국이다. 이 나라는 국방과 외교를 인접국인 스위스에 위탁하며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강력한 군주제를 유지하며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이민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군대도 공항도 없는 ‘실용주의’ 끝판왕
리히텐슈타인은 1868년 군대를 폐지한 이후 150년 넘게 비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국방은 스위스가 책임지며, 외교 업무 역시 리히텐슈타인 대사관이 없는 국가에서는 스위스 대사관이 대행한다. 이는 국가 예산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국방비 절감액만 연간 수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도 적군이 쳐들어와도 스위스 버스를 타고 와야 하니 침공 난이도가 세계 최고 수준일 것이다.
공항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영토 대부분이 산악 지형이라 활주로를 만들 평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행객들은 스위스 취리히(Zurich) 공항에서 내려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야만 입국할 수 있다. 이처럼 타국에 의존하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리히텐슈타인은 독자적인 화폐 대신 스위스 프랑(CHF)을 사용하며 경제적 실익을 챙기고 있다.
범죄율 0% 육박하는 철저한 치안 유지
이 나라의 범죄율은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국가 전체 범죄자가 10명 내외에 불과해 교도소 운영조차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한다. 2년 이상의 중범죄자는 인접한 오스트리아로 이송해 수감하며, 리히텐슈타인 정부가 해당 비용을 지불한다. 범죄자가 오스트리아로 '해외 연수'를 떠나는 셈이니 치안 유지를 위한 창조 경제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2014년부터 약 10년간 단 한 건의 살인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민들은 외출 시 집 문을 잠그지 않을 정도로 상호 신뢰가 깊다. 이는 1인당 국민 소득이 압도적으로 높아 생계형 범죄가 일어날 유인이 거의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풍요로운 재정이 도덕적 해이가 아닌 완벽한 치안으로 이어진 사례다.
30년 살아야 시민권 주는 극강의 폐쇄성
리히텐슈타인의 시민권을 얻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일반적인 거주권을 따기 위해서도 유럽 출신이라는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다. 영주권을 신청하려면 최소 30년 이상 현지에 거주해야 한다는 엄격한 규정이 존재한다. 국가가 작다 보니 한 명의 시민이 추가되는 것조차 기존 기득권의 복지 혜택을 나누는 리스크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폐쇄 정책은 국가 정체성 유지와 직결된다. 리히텐슈타인은 저세율 정책과 군주제를 근간으로 삼는데, 외부 유입 인구가 늘어 투표권 지형이 변하는 것을 경계한다. 일자리가 인구보다 많아 실업 걱정이 없는 '철밥통' 국가 시스템을 지키려는 의지다.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리히텐슈타인'이라는 나라 자체를 물고 태어나는 것이 인생 최대의 스펙인 셈이다.
교육비 전액 무료와 왕실의 거대 자본
정부는 인적 자원을 유일한 자산으로 보고 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학비가 전액 무료이며, 해외 유학을 가는 학생들에게도 생활비와 학비를 지원한다. 인구 4만 명 중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생기지 않도록 전문가로 키워내겠다는 '사람본(人本)' 철학이다. 나라가 작으니 옆집 아이가 전교 1등이면 국가 전체의 희망이 되는 구조다.
국가 경제의 기둥은 왕실이 운영하는 LGT 그룹(LGT Group)이다. 왕실은 세계 초고액 자산가들의 자산 약 700조 원을 운용하며 막대한 수익을 창출한다. 국왕은 자신의 재산으로 국가 운영비를 충당할 정도로 부유하며, 국민에게 세금을 걷기보다 혜택을 주는 통치를 이어가고 있다. 매년 8월 15일 국경일에는 국왕이 성을 개방해 국민에게 와인을 대접하는 전통도 이어지고 있다.
용어설명
[1]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 일정 기간 한 나라 안에서 생산된 최종 생산물의 시장가치 합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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