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C 한 알로 졸음이 깨질까? 직장인 피로를 덜고 머리를 맑게 하는 식품과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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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시간. 커피 대신 몸을 깨우는 과학적 방법이 있다.
‘피로의 벽’을 느끼는 오후, 비타민C는 도움이 될까
직장인의 오후는 늘 싸움이다. 회의 중 고개가 숙여지고, 키보드 위 손이 멈춘다. 이럴 때 ‘비타민C라도 먹어볼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실제로 비타민C는 ‘피로 개선’이나 ‘집중력 유지’와 연관된 여러 연구가 있다.
한 임상연구에서는 하루 1,000mg의 비타민C를 4주간 섭취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집중력과 작업 몰입(work engagement)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혈중 비타민C 수치가 낮은 사람일수록 반응 속도와 기억력 테스트에서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즉, 결핍 상태라면 비타민C 섭취가 정신적 활력을 되찾는 데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졸음을 즉시 없애주는 마법의 비타민’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비타민C는 졸음보다 피로 회복과 인지 기능 유지에 더 가깝다”고 말한다. 즉각적인 각성 효과를 원한다면 커피 한 잔이 훨씬 빠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비타민C 섭취는 에너지 대사와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피로 누적을 막는 장기적 대비책으로는 가치가 있다.
부작용은 거의 없지만, 과용은 금물
비타민C는 수용성 비타민이라 남는 양은 소변으로 배출된다. 그래서 대체로 ‘안전한 영양소’로 분류된다. 다만 하루 2,000mg 이상을 장기간 복용하면 복통이나 설사 같은 위장 자극이 생길 수 있다. 일반적인 직장인은 식사와 과일만으로도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 귤 두 개, 키위 한 개, 브로콜리 반 컵이면 하루 권장량(100mg)을 채운다.
문제는 ‘결핍’보다 ‘습관’이다. 비타민C 보충제를 한 알 삼키고 나면 잠깐 상쾌하지만, 근본적인 피로의 원인은 여전히 남는다. 잘 자지 못하고, 제대로 먹지 않고, 오래 앉아 있는 생활이 문제다.
졸음을 깨는 구체적인 식품 — 커피 말고 이런 것들
오후 졸음을 몰아내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커피 대신 다음 식품들을 시도해보자.
오렌지·키위·딸기 : 천연 비타민C가 풍부해 피로물질(유산) 제거에 도움이 된다. 당 함량은 낮지만 산뜻한 산미가 뇌를 자극해 각성 효과를 준다.
아몬드·호두 한 줌 : 단백질과 마그네슘이 풍부해 혈당을 안정시키고, 오후 피로감을 줄인다.
그릭요거트 + 꿀 한 스푼 : 단백질과 약간의 당분이 뇌에 에너지를 공급한다.
다크초콜릿 70% 이상 2~3조각 : 카카오에 들어 있는 테오브로민이 카페인보다 부드럽게 각성 작용을 일으킨다.
물 한 컵 + 냉수 세수 : 탈수만 막아도 졸음이 줄고, 차가운 물이 교감신경을 자극해 머리를 깨운다.
이 조합의 공통점은 급격한 혈당 상승이 없고, 카페인처럼 ‘급상승 후 급하강’의 피로가 없다는 것이다. 에너지 음료보단 훨씬 안정적이고, 부작용도 없다.
행동으로 깨우는 뇌 : 눈을 잠시 감거나, 몸을 잠깐 움직이거나
졸음은 단순히 ‘수면 부족’이 아니라 ‘혈류 정체’일 때도 온다. 50분 일하고 10분 걷는 ‘포모도로 루틴’은 졸음 예방에 탁월하다. 서서 통화하거나 계단을 두 층만 올라가도 뇌로 가는 혈류가 늘어난다. 짧은 스트레칭만으로도 산소 공급이 늘어 각성이 회복된다.
또 하나의 방법은 짧은 눈감기(마이크로 수면)다. 10분 이하로 눈을 감으면 실제 수면에 들지 않아도 전두엽의 피로가 줄어든다. 단, 20분을 넘기면 오히려 깊은 수면 단계에 들어가 더 피곤해진다. 조명도 중요하다. 밝은 백색광은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졸음을 줄인다. 오후엔 약간 시원한 온도(20~22도)가 집중 유지에 유리하다.
피로의 진짜 원인, 커피가 아니라 ‘생활 구조’
대부분의 직장인은 졸음을 카페인으로 해결하려 한다. 그러나 카페인은 피로를 ‘연기’할 뿐, 없애지 않는다. 늦은 오후 커피는 퇴근 후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다음날 더 큰 피로를 부른다. 결국 ‘피로의 빚’을 이자까지 쳐서 갚는 셈이다.
오히려 균형 잡힌 점심, 충분한 수분, 짧은 휴식, 그리고 약간의 햇빛이 졸음의 근본 해법이다. 햇빛을 쬐면 세로토닌 분비가 늘어나 기분과 각성이 함께 개선된다. “졸음은 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햇빛과 산소가 부족해서 온다”는 말은 과학적으로 근거 있다.
비타민C는 피로 회복의 조력자일 수 있지만, ‘즉시 깨어나는 해답’은 아니다. 진짜 각성은 몸의 순환과 생활 리듬에서 온다. 결국 졸음을 깨우는 가장 간단한 공식은 이렇다. 물 한 잔, 짧은 걸음, 신선한 과일 한 입, 그리고 깊은 숨 한 번. 이 네 가지가 커피보다 오래, 그리고 부작용 없이 당신을 깨운다.
[ 참고 자료 ]
Vitamins and Minerals for Energy, Fatigue and Cognition
Plasma Vitamin C Concentrations and Cognitive Function: A Cross-sectional Study
Vitamin C supplementation promotes mental vitality in healthy young adults
The neuropsychiatric effects of vitamin C deficiency
Dark Chocolate Intake May Reduce Fatigue and Mediate Cognitive Function and Gray Matter Volume in Healthy Middle-Aged Adults
14 science-backed foods to boost your energy lev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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