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리 듣나요, 아니면 굽나요?... 2026 새해 첫 곡, 듣는 미신에서 만드는 '부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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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소녀 '7연패' vs 데이식스 '청춘가'... 그리고 마니랜드가 제안한 'NFC 부적'

누군가에겐 단순한 노래지만, 대한민국 음원 차트에서 1월 1일 0시는 '디지털 제야의 종' 타종식이다.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코앞에 둔 지금, 멜론·지니 등 주요 음원 플랫폼 서버엔 전운이 감돈다.


'새해 첫 곡이 한 해의 운세를 결정한다'는 징크스, 이른바 '디지털 샤머니즘'이 올해도 MZ세대를 중심으로 강력한 트렌드를 형성 중이다. 그런데 올해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음원 차트 '패권 다툼'에 이어, 아예 행운을 물리적인 '굿즈'로 박제하려는 움직임까지 등장했다. 2026년을 결정할 결전의 밤,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이루리'의 수성이냐, '데이식스'의 탈환이냐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음원 차트다. 관전 포인트는 6년 연속 새해 차트 1위를 수성한 우주소녀가 '7연패(連覇)' 신화를 쓸 것인가, 아니면 2025년 차트를 집어삼킨 데이식스(DAY6)가 새로운 왕좌에 오를 것인가다.


우주소녀의 '이루리(As You Wish)'는 이제 단순한 케이팝이 아니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6년 연속 멜론 실시간 차트 1위를 석권하며 '새해 필수 루틴'이자 '국민 연금송'으로 자리 잡았다. "이루리 이루리 라, 모두 다 이뤄질 거야"라는 주술적인 가사는 마치 떡국을 먹어야 나이를 먹듯, 이 곡을 들어야 비로소 새해가 시작된다는 심리적 기제를 자극한다.


반면, 강력한 대항마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막연한 소원 성취(이루리) 보다 주체적인 에너지를 원하는 '갓생(God-saeng)' 지향 2030 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다. 각종 커뮤니티에선 "올해는 요행보다 내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며 데이식스 스트리밍을 인증하는 '청춘 챌린지'가 이어지고 있다.


검색할 시간에 태그 하세요... 마니랜드의 제3의 선택

차트 경쟁의 피로감을 넘어, 나만의 '행운'을 직접 제작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46만 구독자를 보유한 DIY 전문 유튜버 '마니랜드(Mani Land)'가 30일 공개한 영상은 이 '디지털 미신'을 기술과 결합해 '물리적 부적'으로 치환해 낸 사례다.


마니랜드는 영상에서 "1월 1일 0시에 허겁지겁 유튜브를 검색하지 않고, 멋있게 키링으로 켤 수 있는 여자가 되겠다”라고 선언했다. 그가 제안한 방법은 슈링크 아트(Shrink Art)와 NFC(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의 결합이다.


▪️ 아날로그 감성 : 열을 가하면 플라스틱이 7분의 1로 줄어드는 슈링크 페이퍼에 2026년의 다짐을 적고 오븐에 굽는다.

▪️ 디지털 기술 : CD 모양으로 만든 키링 내부에 NFC 칩을 이식한다. 스마트폰을 키링에 갖다 대면 미리 설정해 둔 '새해 첫 곡'이 자동으로 재생된다.


마니랜드는 자신의 새해 첫 곡으로 아일릿(ILLIT)의 'Lucky Girl Syndrome(럭키 걸 신드롬)'을 선정, 투명 CD 플레이어 모양의 키링이 실제로 돌아가는 기믹까지 구현해 냈다. 이는 듣고 흘려보내는 노래를 넘어, 만질 수 있는 물성(物性)으로 2026년의 행운을 소유하려는 MZ세대의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수동적 청취에서 능동적 커스텀으로

이러한 현상은 새해맞이 문화가 '수동적 기원'에서 '능동적 설계'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우주소녀의 노래를 틀어놓고 비는 것이 1세대, 데이식스의 노래로 의지를 다지는 것이 2세대라면, 마니랜드처럼 직접 재료를 굽고, 기술을 심어 나만의 행운 버튼을 만드는 것은 3세대 새해맞이라 할 수 있다.


마니랜드는 "친구들과 둘러앉아 만들면 더 의미가 깊을 것"이라며 연말연시 소셜 액티비티로서의 가능성도 제시했다. 단순히 차트 1위 곡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가사와 메시지를 담은 '커스텀 부적'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은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2026년, 당신의 주파수는 어디에?

확률 통계적으로 볼 때, 특정 노래를 듣는 행위 자체가 사건의 발생 확률을 높이진 않는다. 그러나 뇌과학자들은 "긍정적인 자기 암시는 뇌의 망상활성계(RAS)를 자극해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을 높인다”라고 설명한다.


'이루리'를 들으며 우주의 기운을 빌리든, '한 페이지'를 들으며 주먹을 쥐든, 혹은 마니랜드처럼 오븐 앞에서 나만의 행운을 구워내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2026년이라는 새로운 페이지를 어떤 마음가짐으로 재생할 것인가다. 


당신의 2026년을 결정할 3, 준비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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