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몽상? 'AI 데이터 센터, 우주로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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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난·물 부족 해결책으로 '우주 서버' 급부상... 냉각·수리는 난제

"우주에서의 AI 효율성은 지상보다 압도적으로 좋을 것입니다."


지난 1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 현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마주 앉아 던진 화두는 '우주 데이터 센터(Space Data Center)'였다. 머스크는 "지구의 에너지가 고갈되기 훨씬 전, 아마도 5년 안에 우주가 AI 연산의 최적지가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최근 유튜브 채널 '리뷰엉이'가 분석한 <우주 데이터 센터의 가능성과 한계> 영상에 따르면, 이는 단순한 허풍이 아닐 수 있다. AI 붐으로 인한 전력 기근과 환경 규제 속에서 인류의 시선이 지구 밖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우주 데이터 센터는 인류의 구원 투수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천문학적 비용을 태우는 불꽃놀이에 그칠까.


지구는 좁고 뜨겁다, 데이터 센터의 비명

우리가 챗GPT에 "오늘 날씨 어때?"라고 묻는 순간, 지구 반대편의 데이터 센터는 비명을 지른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약 415TWh(테라와트시). 이는 에펠탑과 파리의 모든 공장을 1년 내내 돌리는 프랑스 전체 전력 사용량과 맞먹는다.


문제는 속도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이 수치가 1,000TWh를 돌파해 일본 전체 전력 소비량에 육박할 것으로 경고했다. 설상가상으로 전체 전력의 약 40%는 오직 '서버를 식히는 데' 쓰인다. 뜨거운 GPU를 식히기 위해 막대한 양의 전기와 물을 쏟아붓는 '에너지 굴레'에 갇힌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서버를 바닷속에 수장시키는 '프로젝트 나틱(Project Natick)'을 시도했던 것도 냉각 비용을 줄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우주는 공짜 에너지 천국?

그렇다면 왜 우주인가. 가장 큰 매력은 '무한한 청정 에너지'다. 지구에서는 밤이나 흐린 날 태양광 발전이 멈추지만, 우주(저궤도)에서는 24시간 태양을 볼 수 있다. 대기권 간섭이 없어 발전 효율은 지상보다 약 8배 높다. 탄소 배출 '0', 전기료 '0원'의 꿈이 실현되는 곳이다.


데이터 처리 속도 혁명도 기대된다. 기존 위성은 사진을 찍으면 거대한 원본 파일을 지상국으로 전송(다운링크)해야 했다. 속도는 느리고 병목 현상은 심했다. 반면 우주 데이터 센터는 위성 자체 AI가 즉석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결과값만 지상으로 쏜다. 예컨대 "좌표(X,Y)에 탱크 3대 이동 중"이라는 텍스트만 보내면 되니 전송 효율이 수만 배 뛴다.


팩트체크 : 우주는 거대한 보온병이다

하지만 공학적 현실은 냉혹하다. '우주는 추우니까 냉각이 쉽다'는 통념은 틀렸다. 우주는 대기가 없는 진공 상태다. 열을 전달할 매개체(공기)가 없으니, 뜨거운 서버는 식지 않는다. 마치 성능 좋은 진공 보온병 속에 펄펄 끓는 물을 넣어둔 것과 같다.

  • 냉각의 난제 : 열을 식히려면 복사(Radiation) 방식을 써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위성 몸체보다 몇 배 큰 거대한 방열판이 필요하다.
  • 복잡한 구조 : 국제우주정거장(ISS)처럼 내부엔 물, 외부엔 암모니아를 순환시키는 복잡한 이중 냉각 시스템이 필수다. 이는 고스란히 무게와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 수리 불가 : 지상에선 하드디스크 고장에 1분이면 대처하지만, 우주에선 사실상 수리가 불가능하다. 예비 장비를 잔뜩 싣거나 고가 부품을 써야 한다.
  • 우주 방사선 : 방사선이 반도체를 때려 0이 1로 바뀌는 '비트 플립(Bit Flip)'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막으려면 두꺼운 납 차폐가 필요하다.
 

[전망] '스타십'이 열쇠 쥔다

그럼에도 각국의 '데이터 워즈'는 시작됐다. 중국은 2025년 5월 AI 위성을 발사하며 '성산 프로젝트'의 시동을 걸었고, 유럽은 우주에 발전소를 짓는 'ASCEND'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미국 휴렛팩커드(HPE)도 ISS에서 상용 서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결국 승부처는 '발사 비용'이다. 무거운 방열판과 냉각 장치를 우주로 올리는 비용이 획기적으로 낮아져야 경제성이 확보된다. 스페이스X 차세대 발사체 '스타십' kg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다면, 머스크의 호언장담은 5 현실이 수도 있다. 다만, 그때까지는 지상의 에어컨을 세게 트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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