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트코 홀딩스 주가, 하루 만에 3,000%대 폭등… '월드코인 금고' 효과로 번진 재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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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이니아의 소형 상장사 에이트코 홀딩스(Eightco holdings inc 나스닥: OCTO)가 회사 금고 자산의 중심축을 월드코인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히고, 월가의 저명 인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영입한 직후 단 하루 만에 3,000%대 급등을 기록했다. 장중 순간 상승률은 이보다 더 높게 관측됐고, 거래량은 평시 대비 폭증했다. 시장은 이를 디지털 자산을 기업 금고에 편입해 주가의 새로운 서사를 만드는 '트레저리 플레이'의 귀환으로 해석했다.
이 회사의 뿌리는 과거 '크립타이드'다. 사명 변경 이후 온라인 판매자의 재고를 선매입해 공급하고 판매대금에서 회수하는 재고 자금 모델 '포에버8'을 주력으로 삼아 왔고, 한편으로는 맞춤형 골판지 포장 자회사 '퍼거슨 컨테이너스'도 거느렸다. 다만 2025년 4월 이 포장재 사업을 매각해 비핵심을 걷어내고, 현금 회전이 빠른 핵심 모델을 남기는 방향으로 체질을 단순화했다.
숫자 흐름을 보면 2023년에는 리퍼비시 휴대폰 등 재고 거래 확대에 힘입어 외형이 크게 불었으나, 2024년에는 운전자본 제약으로 매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 총이익률은 비교적 방어했지만 성장 엔진이 둔화된 흔적이 뚜렷했고, 회사는 구조 단순화와 자본 재배치로 해법을 모색하고 있었다. 이런 배경 위에서 '월드코인 금고' 선언이 서사적 불꽃을 지핀 셈이다.
'월드코인 금고 전략'은 회사 금고, 즉 현금·현금성 자산의 일부를 월드코인으로 바꾸어 보유하겠다는 재무 방침이다. 실무 절차는 비교적 단순하다. 신주 발행 등으로 조달한 현금을 월드코인 매입에 투입하고, 외부 수탁기관에 보관하며, 분기·반기 보고서에 보유 수량과 평가손익, 보관 방식, 리스크 관리 규칙을 공개한다. 이 전략의 노림수는 두 가지다. 첫째, 관심과 재평가다. 전통 자산 대신 토큰을 금고의 중심에 올려놓는 순간 시장의 시선과 기대가 몰린다. 둘째, 자산 배분이다. 토큰 가격이 오르면 장부가치와 투자심리가 동시에 자극된다. 다만 순자산과 분기 실적이 토큰 가격에 민감해지는 만큼 위험 관리와 공시의 정교함이 필수다. 어디에 어떻게 보관하는지, 보유 한도와 리밸런싱 규칙은 무엇인지, 가격 급변 시 대응 원칙과 공시 주기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본업의 현금창출력이 그 변동성을 흡수할 체력을 갖췄는지가 곧 전략의 신뢰도다.
시장 반응은 '상징'과 '서사'가 거래와 가격으로 번역되는 전형을 다시 보여줬다. 기업 금고에 디지털 토큰을 편입한다는 상징성에, 이름값 있는 인사의 합류라는 서사가 더해지며 '스토리 프리미엄'이 형성됐고, 회사 규모 대비 과도한 거래대금이 모이면서 가격이 비정상적인 속도로 레벨업했다. 이번 하루 급등은 최근 수년 미국 증시에서도 손꼽힐 정도의 이례적 수치로, 밈주식 광풍 당시 대표 종목들의 단일 거래일 상승률을 훌쩍 넘어서는 기록적 스파이크로 분류할 만하다.
그렇다고 선언이 곧 실체인 것은 아니다. 에이트코는 월드코인을 어떻게 보관하고 어떤 주기로 공시할지, 급변 시 리밸런싱 규칙을 어떻게 적용할지, 본업인 포에버8의 회수율과 수요예측 역량을 높여 운전자본 제약을 줄일지, 추가 자금조달을 얼마나 주주친화적으로 설계할지를 실제 숫자와 절차로 증명해야 한다. 이 대목이 또렷해질수록 현재의 가격대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새로운 기업 정체성으로 굳어질 것이다. 반대로 공시의 흐림, 장부 변동성의 확대, 희석 압력의 증대가 겹치면 가격은 본래 트랙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결국 에이트코의 하루는 '월드코인 금고'라는 아이디어가 여전히 강력한 시장 언어임을 상기시켰다. 그러나 2024년의 축소된 외형과 하루 만에 부풀려진 기대 사이의 간극은 아직 크다. 금고 운용의 투명성, 본업의 현금창출력 복원, 자본조달 구조의 균형이 차례로 확인될 때 비로소 재평가 모멘텀이 실체를 얻는다. 오늘의 기록은 출발선일 뿐 종착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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