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받고 나갑니다, 안녕히 계세요”… 역대급 실적에도 1년 새 1,000명 짐 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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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 시중은행의 임직원이 1년 사이 1,000명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은행원 연봉 1억 원 시대’를 구가하고 있지만,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인력 감축 속도는 오히려 가팔라지는 양상이다.


◇ 실적은 최대, 점포는 최소… 거스를 수 없는 슬림화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2025년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이들 은행의 임직원 수는 총 5만 4,21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5만 5,231명) 대비 1,021명 감소한 수치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538명 줄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으며, 신한은행(302명), 우리은행(126명), 하나은행(55명)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인력 구조 개편은 모바일 뱅킹 중심의 영업 확산과 점포 통폐합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4대 은행의 국내 영업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685곳으로, 1년 전보다 94곳이 문을 닫았다. 비대면 금융 서비스가 자리 잡으면서 오프라인 점포의 필요성이 급격히 낮아진 탓이다.


◇ “행장님보다 많이 받아요”… 퇴직금만 14억 ‘황금 낙하산’


조직 슬림화를 위해 은행들이 파격적인 희망퇴직 조건을 제시하면서, 퇴직자들이 현직 은행장의 보수를 훌쩍 뛰어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보수총액 상위 5명은 모두 퇴직자가 차지했다. 부행장급 퇴직자 4명은 상여와 퇴직소득을 합쳐 9억 7,900만 원에서 최대 14억 5,100만 원을 수령했다. 일반 직원인 조사역 직위 퇴직자 역시 10억 원에 육박하는 9억 9,600만 원을 챙겼다.


우리은행에서도 부장대우급 퇴직자 5명이 각각 9억 원 안팎의 보수를 받아, 현직인 정진완 행장(8억 5,100만 원)보다 많은 돈을 손에 쥐었다. 하나은행 또한 관리자급 퇴직자가 총 11억 2,200만 원을 수령해 보수총액 1위에 올랐다.


◇ ‘디지털 파도’에 신규 채용도 한파


반면 나가는 인력에 비해 들어오는 문턱은 더욱 좁아졌다. 4대 은행의 지난해 신규 채용 규모는 약 1,280명으로, 전년 대비 100명가량 축소됐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금융이 전문 인력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전통적인 은행원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대면 금융 확산으로 인한 조직 슬림화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조직 쇄신을 위한 대규모 희망퇴직과 그에 따른 고액 퇴직금 수령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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