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줄포 '도시재생 연작'…시장 관리동·창고를 '머무는 공공공간'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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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디자인+)


내러티브 아키텍츠, ‘맥락과의 대조’를 전략으로…

노을 전망대·영상 스튜디오·마당형 커뮤니티 공간까지 


전북 부안군 줄포면의 옛 항구·시장 일대에 도시재생을 표방한 건축 프로젝트 ‘줄포 도시재생 연작’이 공개됐다.


한때 항구 도시로 번성했지만 토사 퇴적으로 항구 기능이 약화·중단된 이후 활력을 잃어온 줄포에서, 내러티브 아키텍츠(황남인·김시홍)는 기존 도시 조직과 “의도적으로 상반된” 건축 언어를 도입해 정체된 동선과 관계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실험을 제안했다.


보여줄 건 노을뿐이던 항구…정체를 깨는 건축 실험

줄포는 과거 항구를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자연적 토사 퇴적으로 줄포항이 폐쇄된 뒤 농업 중심 구조로 전환되며 점차 쇠퇴했고 청년 유출도 이어졌다.


프로젝트는 과거를 ‘복원’하기보다, 익숙한 풍경 속에 낯선 리듬을 심어 사람들이 다시 보고, 걷고, 머무르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줄포시장 관리동의 변신…회의실에서 '마을 프로그램'으로

핵심 중 하나는 줄포시장 관리동의 재구성이다.


기존 연와조를 보강하고 내부를 바꿔, 과거 회의실·관리실·화장실 중심이던 공간을 확장된 회의실, 영상 스튜디오, 공유 주방 등 공공 프로그램으로 재배치했다. 특히 접근이 어려웠던 옥상은 철골 계단으로 연결해 ‘노을 전망대’ 역할을 부여했다.


공중화장실도 동네의 표정이 된다

증축된 공중화장실은 기능적으로는 시장 상인·이용객·노후 주거지 거주민 수요에 대응하면서도, 형태적으로는 경량 철골 구조와 금속 마감의 복곡면 지붕 등으로 주변의 형태 맥락에 ‘반발’하는 조각적 존재감을 택했다.


‘필요한 시설’이면서 동시에 동네의 시선을 붙잡는 장치가 되도록 설계한 셈이다.


버려진 저온창고를 열린 마당으로…동선의 벽을 허물다

또 다른 축은 ‘저온창고 리노베이션’이다. 폐쇄적 RC 창고가 시장·경로당·게이트볼장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막는 장애물이었다면, 리노베이션은 이를 개방·재구성해 내부와 후면 야외 공간을 연결했다.


기존 벽을 열어 활동 반경을 확장하고, 냉동창고의 스테인리스 문은 열린 채로 고정해 ‘환영하는 캐노피’처럼 쓰이게 했다. 전면의 매달린 갤러리(브릿지)는 내부·외부를 잇는 동적인 흐름을 만들고, 후면 커튼월은 경계를 흐려 전시·모임·휴식이 겹치는 커뮤니티 배경을 만든다는 설명이다.


전망 : 건축 한 동을 넘어, '체류형' 재생으로 이어질까

줄포는 최근 국토부 공모 ‘지역특화재생사업(총사업비 250억 원 규모)’ 선정과 함께 웰케이션센터, 마을호텔, 시장 문화광장, 라운지 등 체류형 기반 확충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도시재생 연작’이 제시하는 강점은, 시설 공급을 넘어 사람의 체류(머무름)와 관계(만남)를 공간 구조로 설계했다는 점이다. 다만 성패는 결국 운영 프로그램과 이용자 흐름이 “일상”으로 자리 잡는지에 달려 있다. 공간이 열린 만큼, 지역 주체(상인·주민·청년) 참여가 지속될수록 재생의 확률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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