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혜성 속 '뜨거운 수정'의 비밀... 한국 연구진, 20년 우주 난제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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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의 우주에서 발견된 '불의 흔적', 그 모순을 파헤치다
 

태양계 가장 바깥쪽, 꽁꽁 얼어붙은 혜성에서 섭씨 1,000도 이상의 뜨거운 불 속에서만 만들어지는 '수정(결정질 규산염)'이 발견된다면 믿을 수 있을까? 


마치 냉동실 안에서 방금 구운 빵이 발견된 것과 같은 이 기이한 현상은 지난 20년간 천문학계가 풀지 못한 가장 큰 수수께끼 중 하나였다. 그런데 2026년 1월 22일, 한국의 연구진이 이 미스터리의 결정적인 증거를 세계 최초로 찾아냈다.


제임스 웹, 1,420광년 밖 '별의 탄생'을 포착하다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이정은 교수팀은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우주 망원경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을 이용해 지구에서 약 1,420광년 떨어진 '뱀자리 성운'을 관측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막 태어나고 있는 아기 별(원시별), 'EC 53'이었다.


연구팀은 이 아기 별이 주변의 가스와 먼지를 폭발적으로 빨아들이며 급격히 성장하는 순간(Accretion burst)을 포착했다. 별이 물질을 삼키며 뜨거워지자, 주변의 먼지들이 녹으며 순식간에 '수정(결정질 규산염)'으로 변하는 과정이 생생하게 관측됐다.


우주의 컨베이어 벨트, '원반풍'의 발견 

하지만 별 중심부에서 만들어진 이 뜨거운 수정이 어떻게 차가운 외곽까지 이동했을까? 이정은 교수팀은 그 해답으로 '원반풍(Disk Wind)'을 지목했다.


관측 데이터 분석 결과, 별이 회전하면서 만들어낸 거대한 우주 바람(원반풍)이 중심부에서 만들어진 수정 알갱이들을 싣고 태양계 외곽으로 흩뿌리는 현상이 확인됐다. 마치 민들레 홀씨가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듯, 뜨거운 안쪽에서 생성된 물질이 우주 바람을 타고 먼 곳까지 배달된 것이다. 이는 태양계 외곽의 혜성에서 왜 뜨거운 곳에서 생성된 물질이 발견되는지를 설명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세계가 주목한 인류의 위대한 발견

이번 연구는 단순히 먼 우주의 별 하나를 관측한 것을 넘어, 우리 태양계와 지구가 46억 년 전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보여주는 타임머신과도 같다. 한국 천문학계의 끈질긴 집념과 제임스 웹의 첨단 기술이 만나 20년 묵은 난제를 해결한 이번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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