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완치 판정 후 오히려 떠나야 했던 이유, 현실과 꿈 사이에서 (코나조아)

본문

ae5f7c1be13322be582e92eba55221e0_1762485418_8926.jpg
 

유튜브를 감상하고 리뷰 형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하와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운 한국인의 리얼 스토리

(나인다세해-이상엽) '코나조아'는 하와이에서 20년을 살아온 50대 한국인 여성이 운영하는 채널이다. 호텔 하우스키핑으로 일하며 하와이의 진짜 생활을 전하는 그녀는, 관광지로만 알려진 하와이의 이면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이번 영상에서는 2020년 코로나 시기에 남편을 따라 하와이 코나로 이주한 후, 암 투병을 이겨내고 완치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하와이를 떠나기로 결심하게 된 과정을 담담하게 고백한다. 파라다이스처럼 보이는 하와이에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그리고 왜 꿈같은 삶을 포기해야만 했는지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다.

하와이 코나에서의 5, 치유와 좌절의 기록

1. 코로나 시대, 텅 빈 섬에서 시작된 하와이 생활

2020, 관광객이 사라진 하와이는 시간이 멈춘 듯 고요했다. 코나조아는 남편을 따라 이곳에 도착해 2주간 격리를 시작했다. 3층 유닛에서 바라본 바다는 숨막힐 만큼 아름다웠고, 매일 아침 파도를 내려다보며 잠시나마 여행자의 기분을 만끽했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집주인이 에어비앤비 사업을 시작하며 그녀에게 이사를 요구했고, 옆 건물 2층 구석으로 옮겨야 했다. 젊은 사람들의 파티 소음 속에서도, 그녀는 매일 아침 커피를 들고 알리 드라이브를 따라 바닷가로 향했다. 갈 곳도, 할 일도 없던 그 시절, 바다는 그녀의 유일한 출근지였다.

2. 맨발로 걷는 모래밭, 암 투병의 시작

누군가 그녀에게 말했다. "맨발로 모래사장을 걸으면 암이 사라진다". 그 말은 시처럼 그녀의 마음속 깊이 새겨졌다. 암 수술로 절반만 남은 배를 안고, 그녀는 매일 아침 뜨겁게 달궈진 모래 위를 걸었다. 코나의 맑은 공기와 햇살이 그녀의 몸을 천천히 채워갔고, 발자국 하나하나에 치유의 기도를 담았다. 퍼블릭 액세스라 불리는 해변 통로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비밀 같은 공간이었다. 그곳에서 그녀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보이지 않는 생명력이 속삭이는 것을 느꼈다. 그 짧은 의식 같은 시간이 그녀를 버티게 했다.

3. 월세 폭등과 끝없는 이사의 반복

코로나가 진정되자 멈췄던 세상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활기를 되찾은 하와이는 그녀에게 더 가혹했다. 월세가 두 배로 뛰었다. 집주인들은 코로나로 입은 손해를 보상받으려는 듯 가차 없이 가격을 올렸다. 남편의 트럭에 살림을 싣고 다시 길거리로 내몰렸다. 운 좋게 얻은 두 번째 집은 바닷가 바로 앞이었다. 밤마다 파도 소리에 잠을 설쳤지만, 석양이 바다를 붉게 물들이고 불판에 고기와 맥주가 하루를 달래주던 곳이었다. 해변으로 올라오는 거북이는 이 섬이 여전히 그녀를 품고 있다는 신호 같았다. 하지만 몇 달 만에 또다시 월세가 대폭 올랐고, 남편은 떠나자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 공기와 햇살이 몸에 약이라며 혼자 남기로 고집했다.

4. 산골에서의 혼자 살기, 그리고 5년 만의 완치 판정

우연히 광고를 보고 찾아간 산골. 란나이의 문을 여는 순간 펼쳐진 풍경에 숨이 멎었다. 그녀는 남편에게 묻지도 않고 그날 바로 계약서에 서명했다. 혼자 남겠다는 아내의 고집에 서운해하던 남편은 결국 말없이 떠났다. 그렇게 홀로 섬 생활을 시작했다. 6개월마다 받는 검진 날, 의사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5년이 지났으니 캔슬 프리입니다. 축하합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결승선에 도착했지만, 이상하게도 환호도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너무 많이 울고 오래 버텨서일까, 감정이 다 닳아버린 느낌이었다. 의사와 깊은 포옹을 나누며 지난 5년의 무게를 나눴다.

5. 떠나야 하는 현실, 사랑만으로는 부족한 하와이

병원 문을 나서는 순간 깨달았다. 이곳에 홀로 머물 명분이 더 이상 없다는 것을. 가족을 만나기 위해 비행기 표로 흘려보낸 돈, 혼자 된 남편 곁의 빈자리, 그리고 무엇보다 살인적인 물가. 하와이는 숨 쉬는 것조차 비싸게 느껴지는 땅이었다. 코나와 가족 사이를 오가며 이어간 이중생활은 돈을 모으기는커녕 비용만 끝없이 빠져나가게 했다. 물가는 끝없이 오르는데 수입은 제자리였다. 살아가기 위해 버텨야 하는 것들이 점점 마음의 무게가 되어갔다. 그녀는 직감했다. 결정의 시간이 왔다는 것을. 이곳은 평안과 새로운 삶을 선물했지만, 욕심만으로는 언제까지도 머물 수 없는 섬이었다.

떠남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

코나조아는 여전히 하와이 코나를 사랑한다. 하지만 사랑만으로는 현실을 지탱할 수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암을 이겨내고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그 승리의 순간이 오히려 떠나야 할 이유가 되었다는 아이러니. 홀로 버티던 사명은 막을 내렸고, 어디로 갈지 계획은 없지만 떠나기로 했다. 50대를 앞둔 나이에 익숙한 곳을 떠나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두려움은 크지만, 그녀는 안다. 떠남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고, 두려움은 늘 새로운 길에 붙는 이름이라는 것을.

이 영상을 봐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하와이는 우리가 꿈꾸는 파라다이스일 수 있지만, 그곳에서 살아가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관광과 실제 생활 사이의 간극, 꿈과 현실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순간들. 코나조아의 이야기는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라, 한 사람이 살아남기 위해 싸우고 결국 떠나야 했던 진솔한 기록이다. 암을 이겨낸 강인함, 혼자서도 버틴 용기, 그리고 현실을 직시하고 떠나는 결단까지. 그녀의 담담한 목소리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큰 산을 넘었는데 그 너머에도 여전히 삶이라는 길이 끝없이 이어져 있다는 그녀의 고백은, 살아 있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현재까지 총 301건의 기사가, 최근 1달 동안 60건의 기사가 발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