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해뉴스-이상엽) 질병관리청이 인공지능 기술을 핵심으로 한 미래형 공중보건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9일 충북 오송 본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임승관 청장은 감염병 대응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AI 기반 보건행정 혁신

임 청장은 "질병청이 보유한 방대한 건강 데이터와 AI 기술의 결합이 새로운 도약의 기회"라며 조직 전반의 디지털 전환 의지를 표명했다. 청장 직속 전담 조직을 신설해 부서 간 협업을 강화하고, 빅데이터 활용 범위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구축한 코로나19 통합 데이터베이스(K-COV-N)를 중심으로 국립암센터, 결핵 관련 기관들과의 데이터 연동망을 확장한다. 이를 통해 정책 결정의 과학적 근거를 강화하고 민간 연구진의 활용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AI 적용 분야로는 ▲감염병 역학조사 시 밀접접촉자 자동 식별 ▲공항 입국 과정의 AI 검역시스템 ▲개인별 맞춤 건강정보 제공 ▲소셜미디어상 건강 관련 잘못된 정보 실시간 모니터링 등이 포함된다.

팬데믹 대비체계 전면 개편

다음 팬데믹에 대한 선제적 준비로 3대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첫째, 감염병 위기 대응 시스템의 근본적 재설계, 둘째, mRNA 방식 백신 개발 역량 확보, 셋째, 국제적 보건안보 협력체계 강화가 그것이다.

감시체계 개선을 위해 표본감시 의료기관과 병원체 검사기관을 늘리고, 하수도 모니터링 등 새로운 감시 방법도 도입한다. 전문 감시기구 설립과 위기 수준별 의료 대응체계 재편도 동시에 추진된다.

특히 음압 격리병상 확충과 함께 지역 의료체계와 연계된 상시 가동 시스템을 구축해 감염병 위기 시 병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백신 개발 역량 강화

현재 진행 중인 'mRNA 백신 개발 지원사업'은 12월 임상시험 단계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공할 경우 새로운 감염병 발생 후 100~200일 안에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된다.

감염병혁신연합(CEPI)과의 국제 공동 백신 임상평가, SFTS mRNA 백신 협력개발 등 글로벌 차원의 프로젝트도 병행한다. 경북 안동에 건설 중인 국가첨단백신개발센터와 한국형 감염병 대응 모델의 개발도상국 지원 확대도 주요 계획에 포함됐다.

2025년 예산 및 주요 사업

내년 질병관리청 예산은 올해 대비 651억원 증가한 1조3312억원으로 확정됐다. 예방접종, 희귀질환, 만성질환, 기후변화 관련 건강영향, 손상예방 등 일상적 건강 위협 관리에 집중 투자한다.

청소년 인플루엔자 무료예방접종 대상을 만 14세까지 확대하고, HPV 무료접종 대상에 12세 남학생을 새로 포함한다. 희귀질환 지원을 위해 52억원을 배정해 진단 접근성을 개선하며, 당원병 환아를 위한 특수 옥수수전분 지원 사업도 신규로 시작한다.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만성질환 예방관리 강화를 위해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 운영에 143억원을 투입한다. 희귀·난치질환 연구 확대와 소아비만, 소아당뇨, 노인 중증호흡기질환 등 건강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신규 연구에는 15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