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의 미학, 도서관으로 부활하다... 유현준 건축가가 빚어낸 고창 '황윤석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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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셜록현준'이 본 고창의 황윤석 도서관

전북 고창군에 한국 전통 건축의 정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랜드마크, '황윤석 도서관'이 개관하며 주목받고 있다. 건축가 유현준 교수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셜록현준'을 통해 6년의 설계와 공정 끝에 완성된 이 특별한 도서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종묘를 닮은 92m의 거대 목구조, 고창의 새로운 랜드마크

황윤석 도서관의 가장 큰 특징은 단일 목조 건축물로서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92m 길이의 열주(列柱)다.


유현준 교수는 "우리나라 목조 건축 중 가장 긴 종묘(109m)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임팩트 있는 긴 목구조를 통해 고창의 학문적 깊이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를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밖은 전통, 안은 반전 - 기하학적 다이내믹 공간의 구현

도서관 내부는 외부의 전통적인 모습과는 180도 다른 현대적이고 역동적인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특히 대각선 방향으로 가로지르는 거대한 책꽂이인 '북마운틴(Book Mountain)'은 박공지붕의 삼각형 구조와 만나며 깊이감 있는 시각적 효과를 선사한다.


유 교수는 이를 "전통과 현대의 반전"이라 정의하며, 전통 건축에서 볼 수 없는 기하학적 분화를 통해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공간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시민의 거실이 된 도서관, 세대와 이웃을 잇는 융합의 장

유 교수가 생각하는 현대 도서관의 핵심 기능은 '도시의 거실'이다.


그는 "돈을 내지 않고도 누구나 머무를 수 있는 좋은 실내 공간이 도시에 꼭 필요하다"며, "황윤석 도서관이 다양한 세대가 모여 느슨하게 관계를 맺고 융합되는 공동체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도서관은 주택가와 조화를 이루는 배치와 낮게 설계된 정원 등을 통해 마을 주민들과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정밀한 건식 공법과 자연 채광의 조화

기술적으로는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건식 공법(목구조)을 채택해 지방 현장의 시공 오차를 줄이고 퀄리티를 높였다. 또한 천장의 박공지붕 사이를 가르는 천창(天窓)을 통해 자연 채광이 쏟아지도록 설계하여, 마치 나무 그늘 밑에서 책을 읽는 듯한 편안한 조도를 구현했다.


조선 시대 실학자 황윤석의 이름을 딴 이 도서관은 고창군민뿐만 아니라 인근 광주광역시 등 타 지역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지역 문화 부흥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유현준 교수는 "고창에 오시는 분들이 이곳에서 한두 시간 정도 책도 보고 쉬어가며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만끽하시길 바란다"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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