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삼성도 백기 들고 도망갔다"… 대기업 무덤서 36년 살아남은 韓 토종 기업의 소름 돋는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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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앞세워 천문학적인 마케팅을 쏟아부었던 글로벌 스포츠 공룡 '나이키(Nike)'. 하지만 나이키조차 20년 연속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2016년 결국 백기를 든 사업 분야가 있다. 바로 '골프용품(골프채)' 시장이다. 과거 삼성(아스트라)과 LG(반도스포츠)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 역시 호기롭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얼마 버티지 못하고 사업을 접거나 매각해야만 했다.


이처럼 자본력 앞세운 대기업들의 무덤이 된 가혹한 골프용품 시장에서 무려 36년간 끈질기게 살아남아 1위를 거머쥔 한국의 토종 중소기업이 있어 화제다. 지식 정보 유튜브 채널 '김바비의 바비위키'는 최근 영상을 통해 이 놀라운 생존기의 주인공인 '데이비드 골프'의 성공 비결을 조명했다.


마케팅으론 안 통한다… '기술력'이 전부인 골프채 시장

도대체 왜 대기업들은 골프채 시장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셨을까? 이유는 골프용품 산업 특유의 폐쇄성과 높은 진입 장벽에 있다.


골프 의류나 신발과 달리, 골프 클럽(채)은 마케팅이나 브랜드 로고만으로 소비자를 유혹할 수 없는 철저한 'R&D(연구개발) 집약적' 제품이다. 합금 재료 공학과 정밀 제조 기술이 축적되어야만 제대로 된 클럽을 만들 수 있으며, 프로 선수들과 일반 골퍼들은 이미 수십 년간 검증된 미국과 일본의 전통 브랜드(헤리티지)를 선호하는 보수적인 성향이 몹시 강하다. 아무리 나이키와 삼성이 돈을 쏟아부어도 단기간에 이 기술적 격차와 소비자들의 신뢰를 따라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애국심에 기대 팔지 마라"… 뚝심으로 버틴 토종 브랜드

이 척박한 시장에서 1990년 자체 브랜드를 런칭한 한국 기업이 바로 '데이비드 골프'다. 80년대 일본 브랜드의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을 하며 기술력을 쌓은 이들은 출발부터 남달랐다. 구연수 회장은 직원들에게 "절대 애국심에 기대어 제품을 팔지 말라"고 엄명했다. 국산이라는 타이틀로 감성에 호소하기보다 오직 '품질'로 정면승부를 보겠다는 자존심이었다.


기회는 1992년에 찾아왔다. 유명 골프 잡지 '골프 다이제스트'가 주최한 비거리 테스트에서 데이비드 골프의 드라이버가 캘러웨이 등 쟁쟁한 외산 브랜드를 제치고 당당히 평균 비거리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후 입소문을 타며 국내 골프채 선호도 5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IMF 위기, '우디 아이언' 틈새 공략으로 대박 터트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데이비드 골프도 1997년 IMF 외환위기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수많은 국내 골프 브랜드가 줄도산하던 벼랑 끝 상황, 데이비드 골프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파격적인 생존 전략을 꺼내 들었다. 대형 브랜드들처럼 드라이버부터 퍼터까지 모든 라인업을 매년 출시하는 전면전을 포기한 것이다.


대신 치기 어려운 롱아이언을 대체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클럽에 집중했고, 우드와 아이언의 장점을 합쳐 누구나 쉽게 칠 수 있도록 설계한 '우디 아이언'을 시장에 내놓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성능이 확실하게 개선되지 않으면 제품을 출시하지 않는다는 고집스러운 철학이 녹아든 우디 아이언은 누적 판매량 25만 개를 돌파하며 대한민국 골프 역사상 전무후무한 대히트를 기록했다.


시니어 휩쓴 '파크 골프'서도 1위…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

데이비드 골프의 저력은 최근 새롭게 열린 신흥 시장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골프채 하나로 잔디 공원에서 쉽게 즐길 수 있어 중장년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파크 골프' 시장이다.


파크 골프 동호인 수가 2017년 1.6만 명에서 최근 21만 명 이상으로 급증한 가운데, 데이비드 골프는 그간 치열한 전쟁터에서 벼려온 세계적 수준의 클럽 제조 기술력을 파크 골프채에 고스란히 이식했다. 그 결과, 글로벌 빅 브랜드들이 득실대는 시장에서 당당히 파크 골프 부문 판매 1위를 선점하며 백화점 팝업스토어와 대기업 콜라보 행사를 휩쓸고 있다.


유튜버 김바비는 "살아남는 게 진짜 강한 것이다. 데이비드 골프는 거대 자본을 가진 경쟁자들과의 싸움에서 자신만의 무기로 틈새를 뚫고 36년을 버텼다"며, 척박한 환경 속에서 토종 브랜드가 일궈낸 값진 승리에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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