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자율주행 '테슬라'가 있는데, 엔비디아 굳이 'DRIVE 플랫폼' 만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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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자율주행 분야에서 눈에 띄는 존재감을 갖고 있지만, 엔비디아는 자동차업체 전체를 겨냥해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 통합 플랫폼을 만들어 자율주행 생태계를 주도하려 한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자율주행차용 플랫폼 'DRIVE OS 및 'DRIVE AV' 등을 포함한 풀스택 솔루션(DRIVE 플랫폼)을 발표하며 자동차 업계 전체를 겨냥하고 있다. 반면 Tesla, Inc.는 이미 자율주행 관련 기술과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가 플랫폼 구축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자율주행 기술 시장과 경쟁구도
자동차업계는 운전자의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주행하는 '고도 자율주행(autonomous driving)'을 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사뿐 아니라 반도체·AI 기업까지 경쟁에 뛰어들었다. NVIDIA는 자사의 GPU(그래픽처리장치) 및 AI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자동차용 컴퓨팅 플랫폼 'DRIVE'를 개발해 왔으며, 이는 차량 내부 연산뿐 아니라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측면까지 포괄하는 솔루션이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보조기능(예: Autopilot, FSD) 등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으며, 대규모 차량군을 통해 운전 데이터를 수집하고 AI모델을 고도화해 왔다. 이처럼 양사는 자율주행 기술이라는 동일한 목표를 공유하지만, 접근 방식·사업모델·생태계 전략이 다르다.
엔비디아가 DRIVE 플랫폼을 만드는 이유
1) 반도체·AI기업으로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NVIDIA는 전통적으로 게이밍·데이터센터용 GPU 시장에서 강세였지만, 시장 성숙으로 인해 성장 정체 우려가 있다. 그래서 차량이라는 '이동하는 데이터센터'에 주목했고, 자율주행에 필요한 막대한 연산과 AI모델을 처리할 수 있는 컴퓨팅 플랫폼이 향후 시장 기회라고 판단했다.
2) 자동차업체가 자체 개발하기 버거운 복합기술 공급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칩 설계·AI·센서융합·소프트웨어 인프라를 모두 갖추고 있지는 않다. NVIDIA는 이러한 업체들에게 '레고식'으로 조합 가능한 자율주행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한다. 예컨대 'DRIVE AGX' 계열 제품은 차량 내부 실시간 인식·판단을 위한 AI컴퓨터이다. 이로써 자동차업체는 자체 개발 부담을 덜면서도 기술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3) 개방형 생태계 전략
테슬라는 자사 차량·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수직통합했다. 반면 NVIDIA는 여러 자동차 브랜드·부품업체들과 협업해 플랫폼을 공급하는 수평적 전략을 취한다. 즉 하나의 플랫폼을 자동차업체 여러 곳에 제공함으로써 시장 규모를 확대하려는 것이다. 이 전략은 “자동차 업계 전체에 자율주행 플랫폼을 제공해 표준화하는” 길이라고 볼 수 있다.
4) 안전 및 검증 인프라의 필요성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려면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상태에서도 안전하게 작동'해야 한다. 이에 따라 AI모델 훈련, 시뮬레이션, 센서 검증, 차량 내부 연산·신뢰성 등이 중요하다. NVIDIA DRIVE 플랫폼은 차량 내외부 컴퓨팅·시뮬레이션·검증 인프라를 포함한다. 즉 단순한 칩 공급이 아니라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전체 워크플로우'를 제공하는 셈이다.

테슬라와의 차이점 및 경쟁구도
구분 |
테슬라 (Tesla) |
엔비디아 (NVIDIA DRIVE) |
기본 전략 |
완전한 수직통합 모델 — 자사 차량·칩·소프트웨어를 모두 자체 개발 |
개방형 플랫폼 전략 — 전 세계 자동차업체에 자율주행 인프라 제공 |
핵심 제품/기술 |
FSD Chip, Autopilot · Full Self-Driving 시스템 |
DRIVE Orin/Thor 칩, DRIVE OS · AV · Sim 소프트웨어 스택 |
센서 접근법 |
카메라 중심(‘Vision Only’) → 라이다 · 레이더 의존 최소화 |
센서 융합(Fusion) 기반 → 4D 이미징 레이더, 카메라, 라이다 통합 가능 |
AI 데이터 확보 방식 |
자체 차량에서 수집되는 대규모 주행 데이터 활용 |
다양한 브랜드·차종에서 수집되는 파트너 생태계 데이터 |
비즈니스 모델 |
차량 판매 + FSD 구독/업그레이드 수익 |
칩셋 판매 +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 시뮬레이션/AI 인프라 제공 |
시장 포지션 |
‘자율주행 브랜드 아이콘’ — 소비자 대상 영향력 큼 |
‘자동차 업계용 OS’ — B2B 산업 생태계 중심 영향력 |
확장성 |
자사 생태계에 국한 (폐쇄형) |
다수의 제조사에 적용 가능 (확장형) |
강점 |
대규모 실도로 데이터·학습 속도·브랜드 파워 |
고성능 AI 칩, 다양한 OEM 협업, 검증 인프라 완비 |
약점 |
기술 독립성 강하나, 범용성·규제 적응에 한계 |
개별 브랜드 맞춤형 최적화엔 시간이 걸림 |
지향점 |
‘우리가 세상을 주행시킨다’ (완성차 중심 혁신) |
‘모두가 자율주행을 구현한다’ (플랫폼 중심 혁신) |
전망
자율주행 기술이 아직 완전 자율(레벨4·5) 단계로 상업화되기엔 규제와 안전성, 기술적 난관이 남아 있지만, 다수의 자동차 브랜드가 자체 개발의 부담을 덜기 위해 플랫폼을 외주화하고 표준화하려는 흐름이 커지면서, 엔비디아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자율주행용 OS이자 컴퓨팅 허브’로 진화하며 칼을 갈아온 부품 공급자에서 개방형 생태계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테슬라가 '완성차 제조사'로서 자율주행 기술을 내재화하려는 전략이라면, 엔비디아는 '자동차업계 전체'를 상대로 자율주행의 인프라 역할을 맡으려 한다. 차량 한 대 한 대의 자율주행 기술 경쟁이 아니라, 자동차 산업 전체의 자율주행 도입을 가속화하는 쪽이 엔비디아의 역할이다. 따라서 앞으로 자율주행 시장이 확대될수록, 차량 브랜드는 자체 개발보다는 플랫폼 활용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테슬라에게는 경쟁이자 협업의 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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