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쿠팡)

2500개 브랜드 집결… F/W 신상 겨냥한 대목 전략

쿠팡 알럭스 패션 블랙 프라이데이의 첫 번째 특징은 브랜드 수다. 발렌시아가, 알렉산더 맥퀸, 스텔라 매카트니 등 글로벌 브랜드를 포함해 약 2500개가 참여한다.

구성은 겨울 시즌에 맞춰 F/W 중심이다. 다운 재킷, 코트, 니트웨어, 부츠, 스니커즈 등 국내 소비자가 연말에 많이 찾는 품목이 전면에 배치됐다. 단순 재고 소진이 아니라 신상품에도 기간 한정 추가 할인을 적용한다는 점도 강조된다. 특히 50만 원 이하 럭셔리 상품을 한 번에 볼 수 있게 큐레이션해 ‘스몰 럭셔리’ 수요를 노린다.

로켓직구 + 파페치… 명품에도 배송·반품 편의 전면 배치

알럭스는 쿠팡 앱 안에서 운영되는 럭셔리 전용 서비스다. 정품만 취급한다는 점과 로켓배송, 무료 선물 포장, 무료배송, 30일 무료반품 등을 내세운다. 여기에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Farfetch)’와의 파트너십이 더해졌다.

알럭스 패션 탭에서 파페치 상품을 주문하면 로켓직구로 4~7일 안에 받아볼 수 있고, 와우 회원은 30일 내 무료 반품이 가능하다. 명품 해외직구에서 흔했던 긴 배송, 복잡한 반품, 진품 논란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셈이다. 소비자는 국내 쇼핑몰을 이용하듯 결제·배송·반품을 처리하면서 해외 부티크 상품을 고를 수 있다.

‘1인당 명품 소비 1위’ 한국, 지갑은 온라인으로

여러 국제 리포트에서 한국은 1인당 명품 소비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분석된다. 2030 세대를 중심으로 ‘가방·신발·액세서리 위주 스몰 럭셔리’가 일상화된 흐름이다. 이 환경 속에서 온라인·모바일 명품 플랫폼은 빠르게 성장했다. 기존 명품 플랫폼, 해외직구 사이트와 경쟁하던 가운데 쿠팡은 알럭스를 통해 정품 보증과 빠른 배송, 반품 편의를 결합한 모델을 택했다.

결국 소비자가 체감하는 핵심 가치도 ‘얼마나 싸냐’와 함께 ‘얼마나 편하냐’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명품 구매도 일반 온라인 쇼핑의 연장선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소비자 혜택 vs 과소비 우려…엇갈린 시선

대형 플랫폼의 명품 할인 이벤트에 대해 시장 시각은 둘로 갈린다.

긍정론은 선택지 확대와 가격·서비스 경쟁으로 소비자 이익이 커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지방 거주자 입장에선 접근성이 대폭 개선된다.

반대로, 블랙 프라이데이·쿠블프·알럭스 행사가 연달아 열리며 ‘할인 중이라서’ 고가 제품을 충동구매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소득 대비 높은 명품 지출이 가계 재무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중소 편집숍·부티크와의 공존 문제도 남는다. 대형 플랫폼이 점유율을 키울수록 가격·구색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다만 일부 로컬 부티크는 파페치 같은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고객을 확보하는 길도 열리고 있어, 기회와 위협이 동시에 존재하는 구조다.

명품 플랫폼 경쟁 속 알럭스의 숙제

국내 명품 온라인 시장은 이미 다양한 플랫폼과 글로벌 직구 채널이 뒤섞인 레드오션에 가깝다. 정품 인증, 가격, 배송 속도, 리셀·중고 서비스 등 각자의 무기를 내세우며 경쟁 중이다. 알럭스의 강점은 쿠팡 물류와 와우 멤버십 기반이다. 새로 앱을 깔지 않고도 기존 쿠팡 계정으로 명품을 살 수 있다는 단순함이 장점이다.

반면 신뢰를 유지하는 일은 과제다. 정품 보증 메시지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가격·서비스 정책을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이 중장기 성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ESG·지속가능성 논의도 피하기 어렵다. 과도한 할인 경쟁을 넘어, 리셀·수선 등과 결합한 ‘지속가능한 명품 소비’를 제안할 수 있느냐가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망

숫자만 놓고 보면, 높은 1인당 명품 소비와 모바일 쇼핑 침투율, 쿠팡의 물류 역량이 맞물리며 럭셔리 이커머스 성장 가능성은 상당하다. 단기적으로 알럭스 패션 블랙 프라이데이는 쿠팡의 럭셔리 인지도를 높이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최저가’보다 “편하게,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곳”이 명품 플랫폼 선택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할인 시즌일수록 각자의 재정 상황에 맞는 소비와 과소비에 대한 자기 통제가 함께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