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누리호 4차 발사 일정, 13개 위성 품고 '밤하늘' 가른다… 첫 민간 주도 발사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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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다 위성 탑재·첫 민간 주관 발사로 '뉴 스페이스' 시대 시험대…
KAIST 개발 '전기 엔진' 우주 실증 결과에 쏠린 눈
27일 새벽 0시 54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전남 고흥의 밤하늘을 가를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번 '누리호 4차 발사'는 단순한 로켓 발사가 아닙니다. 역대 최다인 13기의 위성을 싣고 떠나는 '우주 택배' 임무이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을 주관한 첫 '민간 주도' 발사라는 점에서 한국 우주 산업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전망입니다. 특히 KAIST가 개발한 전기 추진 엔진이 탑재된 큐브위성 'K-HERO'의 실증 결과는 미래 소형 위성 시장의 판도를 바꿀 열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마침내 기립한 누리호, 모든 준비는 끝났다
25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누리호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비 예보로 이송 작업이 지연되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기립 작업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현재 누리호는 '탯줄'이라 불리는 엄빌리컬 타워(Umbilical Tower)와 연결되어 전원과 연료 공급을 위한 최종 점검을 받고 있습니다. 마치 마라토너가 출발선에 서서 마지막으로 신발 끈을 조이는 모습과 흡사합니다.
발사 성공의 관건은 '날씨'와 '기술'입니다. 다행히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발사 예정 시각인 27일 새벽까지 발사에 지장을 줄 만한 강풍이나 비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종 발사 여부는 26일 저녁 '발사관리위원회'에서 결정되며, 모든 조건이 충족되면 발사 10분 전 자동 카운트다운이 시작됩니다.
누리호 4차 발사 주요 타임라인
▪️11월 25일 : 발사대 기립 및 엄빌리컬 연결 완료
▪️11월 26일 저녁 : 발사관리위원회 개최 (최종 발사 결정)
▪️11월 26일 21:00경 : 연료 및 산화제 주입 시작 (예정)
▪️11월 27일 00:54 : 누리호 발사 (예정)
'뉴 스페이스'의 시작, 민간이 이끈다
이번 발사의 가장 큰 특징은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을 총괄했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정부 주도(한국항공우주연구원)로 이뤄지던 발사체 기술이 민간으로 이전되는 첫 단계로, 한국판 스페이스X가 탄생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입니다.
체계종합기업이란 발사체 제작의 총괄 책임을 맡는 기업을 말합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발사를 통해 발사체 운용 노하우를 습득하고, 향후 우주 수송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우주 산업의 무게중심이 '국가 안보'에서 '상업적 이익'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변화입니다.
작지만 강한 'K-HERO', 우주 엔진 국산화 쏜다
누리호에 실린 13기의 위성 중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KAIST 최원호 교수팀이 개발한 큐브위성 'K-HERO'입니다. 이 작은 위성(가로·세로 10cm, 높이 30cm)에는 우주 공간에서 전기를 이용해 위성을 움직이는 '홀추력기(Hall thruster)'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홀추력기는 연료를 태우는 화학 로켓과 달리, 전기로 기체(제논)를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어 추진력을 얻는 방식입니다. 일종의 '우주용 전기차 엔진'인 셈입니다. 이 기술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들이 궤도 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핵심 기술이기도 합니다. K-HERO가 우주 궤도에서 엔진 점화에 성공한다면, 한국은 급성장하는 초소형 군집 위성 시장에서 독자적인 엔진 기술을 확보하게 됩니다.
초소형 위성 전성시대, 왜 '홀추력기'인가?
최근 우주 산업 트렌드는 '작게, 많이' 쏘는 군집 위성입니다. 수천 개의 위성이 지구를 돌며 통신망을 구축하거나 정밀 관측을 수행합니다. 이때 위성의 수명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엔진의 효율입니다.
홀추력기는 기존 화학 엔진 대비 연비가 월등히 높아 위성을 더 오래 운용할 수 있게 해 줍니다. KAIST 이광형 총장은 "이번 검증은 국내 소형위성 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전환점"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성공 시 6G 통신위성, 소행성 탐사 등 다양한 분야로 기술이 확장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전망
수학적으로 계산할 때, 누리호의 성공 확률은 과거 데이터(3차 발사 성공)와 철저한 리허설을 기반으로 매우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우주 발사체는 20만 개 이상의 부품이 오차 없이 작동해야 하는 시스템으로, 0.01%의 변수도 허용되지 않는 영역입니다.
이번 발사가 성공한다면 한국은 '자력으로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나라'를 넘어, '민간 기업이 우주 수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독자적인 위성 엔진 기술까지 보유한 나라'로 도약하게 됩니다. 27일 새벽, 고흥에서 쏘아 올릴 불꽃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대한민국 우주 경제가 본격 궤도에 오르는 신호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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