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01개 다이아몬드 해골 온다… 논란의 악동 '데미안 허스트', 내년 3월 한국 첫 아시아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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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데미안 허스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블록버스터 다음 카드는 '죽음의 미학'
영국 현대미술가 데미안 허스트의 아시아 첫 대규모 회고전이 2026년 3월부터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관에서 열린다.
8,601개의 다이아몬드를 박은 해골 조각 ‘신의 사랑을 위하여(For the Love of God, 2007)’와 포르말린 수조 속 동물 사체 작업 등 ‘죽음·자본·믿음’의 경계를 흔든 대표작들이 예고되며, “국립미술관이 흥행에 치우친 것 아니냐”는 비판과 “동시대 미술사에서 빼고는 설명이 안 된다”는 반론이 맞붙고 있다.
Mr. Death가 된 이유…1990년대부터 충격을 작품으로
허스트는 1988년 런던 골드스미스 재학 시절 동료들과 창고 전시 ‘프리즈(Freeze)’를 기획하며 주목받았고, 이른바 YBA(Young British Artists) 흐름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1991년엔 죽은 상어를 포르말린 수조에 넣은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에 있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으로 “예술이냐 쇼냐” 논쟁을 폭발시켰다. 이번 회고전에서도 해당 계열 작업이 전시 라인업에 포함될 가능성이 언급된다.
8601개 다이아몬드 해골… 죽음을 가장 비싸게 포장한 메멘토 모리
전시의 ‘상징’으로 꼽히는 작품은 단연 다이아몬드 해골이다. 18세기 인간 두개골을 백금으로 주조한 뒤 8,601개 다이아몬드(총 1,106.18캐럿)를 촘촘히 세팅했고, 이마엔 대형 핑크 다이아몬드가 자리한다는 설명이 널리 인용된다.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을 사치의 정점인 보석으로 덮어버린 이 조합은, 허스트가 평생 밀어붙인 질문 “우리는 무엇을 믿고, 무엇을 두려워하나”를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논란도 대표작처럼 따라온다…연도 표기·진정성 논쟁
허스트를 둘러싼 최근 논쟁은 “작품의 연도”로 압축된다.
일부 포르말린 동물 조각이 1990년대 작품으로 표기됐지만 실제 제작은 2017년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허스트 측은 “개념이 탄생한 시점으로 연도를 잡는 관행”이라는 취지로 해명해 논쟁이 확산됐다. 비평계는 투명성·신뢰 문제를, 옹호 측은 개념미술의 제작·복제 관행을 각각 근거로 든다.
국립미술관이 흥행을?…337만 관람객 시대, 다음 승부수
이번 회고전이 더 주목받는 배경엔 국립현대미술관의 ‘블록버스터’ 성적표가 있다. 2025년 MMCA 연간 방문객이 337만 명(역대 최다)을 기록했고, 특히 서울관 ‘론 뮤익’ 전시가 53만 명을 모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흐름 위에서 허스트 카드는 “대중 흡인력”과 “동시대 미술사 정리”를 동시에 노린 선택으로 읽힌다.
기사 속 논쟁도 선명하다. 비평가·업계에선 “국내 유일 국립미술관이 흥행에만 기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미술관은 “그를 빼고는 현대미술을 말하기 어렵고, 역사적 재평가의 시점”이라는 취지로 맞서는 분위기다.
관람 포인트 : 죽음만 보지 말고 자본까지 보라
해골과 상어로 대표되는 ‘죽음’ 서사만 따라가면 허스트의 반쪽만 본다. 이번 전시는 “자본과 예술의 경계”라는 키워드로도 예고된다.
작품 자체가 미술 시장의 가격 메커니즘, 수집 욕망, 제도권의 권위를 동시에 건드려 왔기 때문이다. 관람객 입장에선 충격의 형식, 작품이 유통되는 방식, 미술관이 그것을 전시하는 이유까지 함께 읽을 때 ‘논란’이 ‘맥락’으로 바뀐다.
허스트 회고전은 흥행만을 위한 이벤트라기보다, 한국 미술계가 이제 “세계적 작가의 논쟁까지 감당하는 무대”로 올라섰는지 시험하는 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관람객 숫자 경쟁보다 중요한 건, 전시가 끝난 뒤 남는 질문이다.
“우리는 왜 저 해골 앞에서 사진을 찍는가”그 답이야말로 허스트가 파고든 믿음의 정체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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