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오늘 2일부터 논란의 新형법 시행…"대통령 모욕하면 징역 3년" 그리고 " 혼외 성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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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제정된 형법개정안 3년 준비기간 거쳐 본격 발효
혼외 성관계·혼전 동거도 처벌…국제사회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
[나인다세해-이상엽 기자] 인도네시아가 대통령 모욕과 혼외 성관계를 범죄로 규정하는 새 형법을 2일부터 시행한다. 2022년 제정된 형법 개정안이 3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본격 발효되면서,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 권리 침해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수프라트만 안디 아그타스 인도네시아 법무부 장관은 형법 개정안이 2일부터 시행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은 1918년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에 만들어진 100년 넘은 구형법을 대체하는 것으로, 345쪽 분량의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정치·이념 관련 처벌 강화
새 형법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항들이다. 현직 대통령이나 국가 기관을 모욕하면 최대 징역 3년, 공산주의나 인도네시아 국가 이념에 반하는 사상을 유포할 경우 최대 징역 4년의 처벌을 받게 된다.
이에 대해 인도네시아 법률 전문가 아스피나와티는 "이 같은 조항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며 "이는 우리 스스로 만든 새로운 식민지 시대 법률"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법 조항의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해 집행 과정에서 자의적 적용 가능성을 우려했다.
사생활 영역까지 처벌 대상 확대
성적 관계에 대한 규제도 대폭 강화됐다. 혼외 성관계가 적발될 경우 최대 징역 1년, 혼전 동거는 최대 징역 6개월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피고인의 배우자, 부모나 자녀가 고소해야 경찰이 수사할 수 있는 친고죄로 분류됐다.
이러한 조항은 관광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를 불러왔다. 하지만 하리야디 수캄다니 인도네시아 관광협회 회장은 "관련 조항이 친고죄로 규정되면서 관광업계의 걱정이 다소 줄었다"고 밝혔다.
"문화적 규범 반영" vs "인권 후퇴"
수프라트만 장관은 "형법은 인도네시아의 현 법률과 문화적 규범을 반영해 시의적절하게 개정됐다"며 "이는 다른 나라들과는 다른 우리 스스로의 법률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새로운 법이 당국에 의해 남용될 우려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국민의 통제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형법 개정안이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한층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엔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등 국제사회는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제정 과정의 굴곡
이번 형법 개혁안은 2019년 비슷한 내용으로 성안돼 국회에 올라왔으나 대학생들이 '민권' 파괴 및 제한이라며 연일 시위를 벌이자 막 재선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보류를 명령했다. 하지만 퇴임을 1년 2개월 앞둔 '개혁노선'의 위도도 대통령의 재촉이 큰 힘이 되어 2022년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상대적으로 세속적인 무슬림 국가로 평가돼 온 인도네시아에서는 최근 이슬람주의 세력이 점차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샤리아가 시행되는 수마트라섬 서부 아체주에서는 지난해 혼외 성관계가 적발된 남녀가 각자 100대씩 공개 태형을 받는 사건도 있었다.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이번 형법 시행은 종교적 보수화와 표현의 자유 사이의 긴장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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