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싶은 동네 - 점심시간이 사라진 식당가, 외식업 불황은 왜 구조적 위기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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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소개
'살고싶은 동네(@살고싶은동네)'는 특정 지역을 단순히 소개하는 채널이 아니라, ‘이 동네에서 실제로 살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공간을 해석하는 콘텐츠를 만든다. 학군, 교통, 상권, 주거 환경을 감성보다 생활 관점에서 풀어내며, 집값이나 개발 호재 같은 단편 정보보다 일상의 편의성과 거주 만족도를 중심에 둔다. 동네를 소비 대상이 아니라 삶의 무대로 바라보는 시선이 채널의 정체성이다.
콘텐츠 전개는 현장 탐방을 바탕으로 한 구조적 설명에 가깝다. 골목 분위기, 생활 동선, 주변 상권의 실제 활용도를 차분히 짚으며, 장점뿐 아니라 불편한 지점도 함께 언급한다. 과장된 홍보나 투자 관점의 단정 대신 “이 동네는 이런 사람에게 맞는다”는 식의 해석을 제시하며, 시청자가 자신의 생활 방식에 맞춰 판단하도록 돕는 실거주형 분석 채널로 평가된다.
식당이 비는 이유는 손님이 아니라 구조다
점심시간이면 줄을 서야 했던 국밥집과 분식집의 풍경은 이제 낯설다. 일부 지역에서는 식당 열 곳 중 네 곳이 점심과 저녁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는 증언이 나온다.
더 놀라운 점은 도심 핵심 상권마저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피스 빌딩이 밀집한 직장인 지역에서도 빈 좌석이 눈에 띈다. 사장들은 묻는다. 손님은 언제 돌아오느냐고. 그러나 이 질문 자체가 이미 빗나가 있다. 외식업 불황은 단기 침체가 아니라 구조적 위기다.
현장은 이미 붕괴를 말하고 있다
경기도의 한 지역에서 20년 넘게 영업해 온 식당은 최근 매출이 과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한다. 코로나 시기보다 더 어렵다는 표현이 나온다. 식재료 값은 올랐지만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줄어들 것이 뻔해 망설일 수밖에 없다. 전기료, 가스비, 인건비를 내고 나면 남는 것이 없고, 준비해 둔 식재료는 팔리지 않은 채 쌓인다. 빠르게 팔리며 다시 준비하던 선순환 구조가 완전히 무너졌다.
대학가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한때 외식업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대학가 골목은 한산하다. 수업이 끝난 뒤 학생들이 몰려들던 풍경은 사라졌다. 학생들은 외식 대신 도시락이나 편의점 간편식으로 한 끼를 해결한다. 만 원짜리 식사가 사치로 인식되는 분위기가 자리 잡았다. 이는 단순한 절약이 아니라 소비 가치관 자체의 변화다. 외식업의 미래 고객층이 외식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
카페 역시 예외가 아니다. 대형 프랜차이즈가 자본력으로 버티는 사이, 개인 카페는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 하루 종일 커피 열 잔도 팔리지 않는 날이 반복된다. 손님이 없어도 임대료와 공과금, 인건비는 그대로 나간다. 적자를 보지 않는 것이 목표가 된 현실은 외식업 전반의 위기를 상징한다.
혼자 사는 시대와 집밥의 반격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 동시에 작용하며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급격히 무너졌다. 외식비는 가장 먼저 줄이는 지출이 됐고, 설렁탕 1만 원, 김치찌개 1만 원 시대에 외식은 일상이 아니라 선택적 소비로 밀려났다. 소득은 정체된 반면 생활비 부담은 커지며, 밖에서 먹는 한 끼가 사치로 인식되는 환경이 형성됐다.
생활 방식 변화도 외식업에 직격탄이 됐다. 1인 가구는 빠르게 늘었지만 식당 구조는 여전히 2인 이상 기준에 머물러 혼밥에 비효율적인 환경이 유지됐다. 여기에 배달 음식과 밀키트의 품질이 크게 개선되면서 집에서 더 저렴하고 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자리 잡았다. 외식이 제공하던 편의성과 합리성은 더 이상 독점적 가치가 아니다.
비용 구조와 인구 변화는 위기를 고착화시켰다. 인건비와 임대료, 식재료 원가가 동시에 상승하며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줄고, 올리지 않으면 적자가 나는 구조가 반복됐다. 동시에 중장년층 인구 감소, 젊은 층의 외식 축소, 재택근무 확산으로 상권 유동 인구까지 줄었다. 외식업은 수요와 비용, 인구 구조가 동시에 압박하는 지속 불가능한 국면에 들어섰다.
전문가들이 보는 외식업의 미래
소비경제 전문가 김영훈 박사는 현재 상황을 일시적 불황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소비 구조 자체가 되돌릴 수 없을 만큼 변했다는 진단이다. 외식업은 축소될 수밖에 없으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혼밥 특화, 배달 집중, 고급화 중 하나를 명확히 선택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외식업 컨설턴트 이은정 대표는 많은 식당이 여전히 과거 방식을 고집한다고 지적한다. 반찬 위주의 운영, 느린 회전율, 복잡한 메뉴 구성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외식업은 제조업이 아니라 서비스 산업이며, 고객의 시간과 비용이 아깝지 않게 만드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사회학자 박지환 교수는 외식업 불황의 뿌리를 인구 구조 변화에서 찾는다. 소비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인구가 동시에 줄어드는 상황에서 외식업의 지속 가능성 자체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설명이다.
외식업의 위기는 경고다
전문가들은 외식업이 두 갈래로 재편될 것으로 본다. 하나는 작고 효율적인 모델이다. 1인 좌석, 메뉴 단순화, 자동화와 배달 특화가 중심이 된다. 다른 하나는 프리미엄화다. 자본과 시스템, 브랜드를 갖춘 소수만 살아남는 구조다. 어중간한 포지션의 식당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중소형 식당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과거 방식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명확한 콘셉트, 분명한 고객층, 효율적인 운영 시스템을 갖춘 곳만이 살아남는다. 외식업 불황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다. 사회 구조와 소비 패턴 변화가 만들어낸 경고다. 이 경고를 이해하지 못하면, 다음으로 사라질 산업은 더 가까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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