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 관람료 60% 인상…국립 문화시설 '관람료 현실화' 도미노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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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특별시)
'국현미'가 먼저 올렸다…국제 거장전 8,000원, 통합권 1만 원
국립현대미술관은 3월(데미안 허스트), 8월(서도호) 회고전 등 ‘국제 거장전’ 관람료를 8,000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론 뮤익’ 등 대형 기획전이 5,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60% 인상이다.
기획전을 포함해 여러 전시를 묶어 볼 수 있는 통합권도 7,000원→1만 원으로 오른다. 다만 기획전을 제외한 일반 전시 관람료(2,000원)는 유지하고, 사회적 약자·청년층 대상 무료 정책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즉 “모든 전시를 일괄 인상”이 아니라, 비용 부담이 큰 대형 국제전 중심의 차등 요금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왜 지금 60%인가…운송비가 예산의 70%라는 설명
미술관이 내놓은 가장 큰 이유는 해외 작품 운송비 급증이다. 미술관 측은 “올해 데미안 허스트 전시 전체 예산 약 30억 원 중 운송비가 7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국제전의 비용 구조 자체가 과거와 달라졌다는 주장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돈을 더 받겠다”보다 “전시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유지하겠다”는 논리다. 미술관은 론 뮤익 전시가 흥행했지만 수익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려웠고, 대신 유료 관람객 비율이 높았다는 분석을 함께 제시했다.
결국 이번 인상은 ‘관람료=접근성’만이 아니라, 국제전 운영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재정 구조 문제를 드러낸 사건으로 읽힌다.
불씨는 국립중앙박물관…“650만 관람객”과 혼잡·재원 딜레마
관람료 현실화 논의의 열기는 이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커졌다. 박물관은 2025년 연간 관람객이 650만 명을 돌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관람객 급증은 반가운 기록이지만, 현장에선 혼잡(‘오픈런’ 등)과 운영 재원 부족 문제가 함께 거론된다. 유홍준 관장이 국정감사에서 유료화 시점·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무료 원칙을 유지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료든 유료든 간에 관람 환경 개선·운영 지속성을 뒷받침할 재정 설계가 가능한가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궁궐·왕릉도 20년 동결…인상 논의에 힘 실리나
국가유산 분야에서도 관람료 조정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4대궁·조선왕릉·종묘 관람료가 2005년부터 20년간 동결돼 왔다고 밝히며, 적정성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현재 요금은 경복궁·창덕궁 3,000원, 창경궁·덕수궁·종묘·능원 1,000원 수준이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국민 공감대와 공청회 등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발언도 논의에 불을 붙였다. 국가유산청 업무보고 과정에서 대통령이 “방문하는 소수가 혜택을 누리는 구조”를 언급하며 비용 부담 필요성을 거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결론
국립현대미술관의 ‘국제전 차등 인상’은 “국립=무료” 공식이 흔들리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다만 관람료 조정이 공공성 축소로 비치지 않으려면 청소년·취약계층 감면/면제, 혼잡 완화(예약·시간대 운영 등), 관람료 수입의 투명한 재투자 구조가 함께 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국립중앙박물관, 궁궐·왕릉까지 논의가 이어질 경우 ‘얼마를 올리나’보다 “걷은 돈이 어디로 가느냐”가 진짜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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