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지드래곤 홍콩 콘서트, '승리를 데려와' LED 논란… 팬덤 윤리와 복귀 기준을 둘러싼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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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10일, 지드래곤의 월드투어 'Übermensch(위버맨쉬)' 홍콩 공연(아시아월드–아레나)에서 일부 관객이 '승리는 데려와('승리를 데려와'의 번역 오류)'라는 LED 피켓을 들어 올리며 공연장이 술렁였다. 이 장면은 공연 직후 SNS를 통해 확산됐고, 현지 및 글로벌 매체가 연달아 보도하면서 팬덤과 대중의 격렬한 논쟁으로 번졌다.
무엇이 논란을 키웠나
LED 문구의 핵심은 '복귀 요구' 그 자체였다. 일부는 '사법 절차가 끝난 개인의 활동 재개를 지지할 자유'를 말했지만, 다수는 '사건의 상징적 인물을 대형 공연장에서 호명하는 행위는 피해자 감정과 사회적 상처를 다시 꺼내는 폭력'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공연의 주인공이 지드래곤이라는 점에서, 빅뱅의 어두운 과거를 무대 위로 소환한 '무례'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러한 공방은 X와 인스타그램을 타고 글로벌로 확산되며, 주최 측의 현장 가이드라인 강화 요구로 이어졌다.
팬덤 내부의 가치 충돌
K-팝 팬덤은 응원 소비와 집단 행동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한 아티스트의 과거 범죄가 사회적 파장을 낳았을 때, '표현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의 경계에서 균열이 생긴다. 승리 사례의 난점은 '법적 처벌 종료'와 '사회적 신뢰 회복'이 동일하지 않다는 데 있다.
형기는 마쳤지만, 사건이 남긴 상처는 여전히 현재형이다. 그 간극이 '복귀 요구' 피켓 한 장으로 공연장의 공감대를 깨뜨린 셈이다. 이번 논란이 유독 거세게 번진 이유도, 빅뱅이라는 초대형 브랜드의 역사와 상징성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공연 산업의 과제 : 표현과 안전 사이
주최 측은 '개인의 표현'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라는 난제를 마주한다. LED · 플래카드 · 단체 구호 등 집단적 메시지가 무대의 의미를 전도할 때, 관객 경험 · 아티스트 권리 · 피해자 보호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
해외 투어라는 특성상 현지 안전 · 검수 규정과도 정합성을 맞출 필요가 있다. 티켓 약관 단계에서 반입 금지 품목과 '선량한 관리' 의무를 명시하고, 입장 시 물품 검수 · 좌석 안내 · 현장 경고 체계를 강화하는 실무적 해법이 요구된다. 이번 홍콩 공연은 '사전 공지+현장 제지'의 명확한 프로토콜 필요성을 드러낸 사례다.
연예인 복귀 기준, 어디까지 투명해져야 하나
한국 대중문화는 반복적으로 '복귀의 문턱'을 시험해 왔다. 반복 학폭·음주운전·성범죄·불법도박 등 사안별로 사회가 요구하는 회복의 최소 조건은 다르다.
전문가들은 '법적 처벌'에 더해 '피해 회복 노력, 재발 방지 계획, 공적 책임 이행'의 3요소를 제시한다. 이는 팬덤과 업계의 신뢰를 재구축하는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다. 승리 사례에 대한 복귀 요구가 반발을 만난 것도, 이 3요소에 대한 설득이 부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지드래곤 측은 본 사안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이번 사건은 향후 K-팝 투어 현장에서 '메시지 표출의 허용 한계'를 재설정하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공연장은 '표현의 광장'이면서도 '주최된 경험'이 설계되는 공간이다.
표현의 자유를 전면 부정할 수는 없지만, 타인의 권리와 안전, 그리고 사건의 피해를 다시 소환하지 않는 선을 정교하게 그려야 한다. 그 선은 결국, 기획사의 상업적 이해와 팬덤의 윤리, 그리고 대중의 상식이 만나는 지점에서 만들어질 것이다. 한편 승리는 18개월 확정·복역 후 2023년 2월 출소를 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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