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거부 식당? '외로움은 팔지 않습니다' - 손님과 점주의 불편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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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은 팔지 않는다"?

… 확산되는 '혼밥 손님' 차별 논란, 외식업계 딜레마 직면


(다세해뉴스=취재팀) 1인 가구 증가와 팬데믹 이후 확산된 ‘혼밥(혼자 밥 먹기)’ 문화가 외식업계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일부 식당들이 효율성을 이유로 혼밥 손님을 거부하거나 차별하는 사례가 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은 1인 메뉴와 전용 좌석 도입 등으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혼자 오지 마세요"…모두를 서럽게 만든 한마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혼밥 거부 식당'이란 제목과 함께 한 중국집의 안내문 사진이 올라오며 하루 만에 조회수 35만을 기록했다. 안내문에는 '외로움은 팔지 않습니다. 혼자 오지 마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혼자 방문 시 2인분 값을 내거나 동행과 함께 오라는 지침이 적혀 있었다.


해당 게시글에는 “혼자 왔다고 외로운 사람 취급하냐”, “불쾌하다”는 반응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유명 연예인들의 혼밥 모습이 익숙해진 시대임에도, 일부 식당의 거부 행위는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앞서 개그우먼 미자 씨 역시 1인 손님이라는 이유로 식당 출입을 거부당한 경험을 공개하며 논란이 확산됐다.


자영업자의 하소연 : "남는 장사가 아니라서…"

혼밥 손님을 꺼리는 일부 자영업자들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호소한다. 좁은 공간에서 조리 효율과 높은 인건비, 좌석 회전율을 고려할 때, 4인 테이블을 혼자 차지하는 혼밥 손님은 수익성 측면에서 불리하다는 것이다. 일부 업장에서는 다른 손님 방해를 우려해 혼밥 손님의 유튜브 시청까지 제한하는 규제를 두기도 한다.


혼밥은 이미 대세 … 시장과 지자체는 맞춤 서비스로 대응

하지만 외식업계 전체가 혼밥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1인 가구 증가와 생활 패턴 변화를 반영해 혼밥을 새로운 주력 고객층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국내 음식점 중 1인 메뉴 판매점의 비율은 지난해 3월 9.7%에서 올해 3월 10.4%로 증가했으며, 혼밥 손님을 위한 전용 좌석과 1인 메뉴만 구성된 식당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또한 배달 플랫폼에서는 ‘한 그릇 서비스’가 출시 두 달 만에 이용자 10만 명을 돌파하며 혼밥 수요가 높음을 입증했다. 전남 여수시의 경우, 혼밥 논란으로 관광객 감소가 발생하자 지자체가 직접 ‘혼밥 가능 식당’을 모집·홍보하며 대응에 나섰다.


외식업계 : 외면할 것인가, 포용할 것인가

혼밥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생활 방식으로 자리 잡은 현재, 외식업계는 중요한 기로에 섰다. 단기적 효율성을 위해 혼밥 손님을 외면하고 논란을 키울지,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새로운 고객층을 포용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지, 업계의 전략적 선택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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