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열풍 속 정신건강 처방전, 운동은 약이 될까 독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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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소개
정신과의사 뇌부자들(@brainrich6)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로, 우울증·불안장애·ADHD·조울증 등 정신질환을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진료실에서 다루는 사례와 연구 결과를 토대로 증상의 원인과 치료 원리를 정리하며 ‘왜 이런 반응이 나타나는지’에 초점을 맞춘 해설을 이어간다.
이 채널은 자극적인 조언이나 단정적 해결책 대신, 뇌 기능과 신경 전달 물질, 행동 활성화 같은 개념을 구조적으로 설명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러닝과 정신 건강의 관계, 기부 러닝 프로젝트 등 일상 속 실천 방안을 함께 제시하며, 전문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한 정신건강 콘텐츠 채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러닝 붐과 함께 던져진 질문
러닝이 일상 운동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마라톤 대회는 조기 마감되고 러닝 크루 활동은 세대와 직업을 넘나들며 확산되고 있다. 새해를 맞아 기부 러닝 행사까지 이어지면서 달리기는 건강과 선행을 동시에 상징하는 활동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같은 운동이라도 개인의 마음 상태와 뇌 기능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러닝은 어떤 이에게는 보조 치료가 되지만, 다른 이에게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자극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운동이 도움이 되는 정신 질환
전문가들이 꼽는 첫 번째 질환은 우울증이다. 우울증은 전두엽 기능 저하와 신경 전달 물질 감소로 무기력감이 심화되는 상태다. 이때 중요한 개념이 ‘행동 활성화’다. 의욕이 생겨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먼저 움직임을 통해 뇌의 보상 회로를 자극하는 방식이다. 30분 정도의 유산소 운동만으로도 세로토닌 분비 증가와 BDNF 생성이 촉진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다만 중증 우울증의 경우에는 운동 권유가 오히려 자책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범불안장애다. 지속적인 걱정과 긴장으로 교감신경이 과활성화된 상태에서는 운동 후 부교감신경 작동을 통한 이완 경험이 도움이 된다. 신체 감각에 집중하는 과정 자체가 반복되는 걱정의 고리를 잠시 끊어주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세 번째는 ADHD다. 전두엽 실행 기능 저하와 도파민 농도 부족이 특징인 ADHD에서는 유산소 운동이 즉각적으로 신경 전달 물질 수치를 높여 집중력 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루함을 견디고 완주하는 경험 역시 자기 효능감을 강화하는 요소로 평가된다.
운동이 위험해질 수 있는 상태
반면 운동이 독이 될 수 있는 상황도 존재한다. 공황장애 초기에는 심박 증가나 호흡 변화 같은 신체 감각을 위협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크다. 이때 고강도 러닝은 공황 발작을 촉발할 수 있어 초기에는 저강도 걷기를 통해 통제감을 회복하는 과정이 우선된다.
조울증의 조증·경조증 상태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 과도하게 고양된 상태에서 강한 자극을 추가하면 도파민 체계가 더욱 활성화돼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활동 확대보다 자극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치료적으로 중요하다.
섭식장애 역시 운동이 왜곡될 위험이 큰 질환으로 지목된다. 운동이 건강 관리가 아닌 칼로리 제거를 위한 보상 행동으로 변질될 경우 신체적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회복의 핵심은 운동량이 아니라 자기 가치에 대한 인식 회복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러닝의 조건은 '상태에 맞는 선택'
전문가들은 운동을 일률적인 해법으로 제시하는 대신, 현재의 정신 상태를 기준으로 강도와 방식을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운동은 분명 뇌 기능 회복과 정서 안정에 긍정적인 도구가 될 수 있지만 모든 상황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만능 처방은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기부 러닝 크루 활동처럼 타인과의 연결 속에서 달리기를 실천하는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사회적 유대와 긍정적 영향 경험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운동은 개인의 신체 활동을 넘어 공동체적 활동으로 확장되고 있다. 핵심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며, 강도가 아니라 현재의 마음 상태에 맞는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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