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 여제 안세영, 시즌 11승 위업 달성... '예술의 경지 오르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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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3·삼성생명)이 2025년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하며 세계 배드민턴 역사를 새로 썼다.
안세영은 21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2025 BWF 월드투어 파이널'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2위 왕즈이(중국)를 세트 스코어 2-1(21-13, 18-21, 21-8)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안세영은 올 시즌 11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2019년 모모타 겐토(일본)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11회)과 타이를 이루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몸속에 발전기... 압도적인 체력으로 지배한 코트
경기는 '안세영 시대'의 위엄을 증명하는 한 판이었다. 1세트를 21-13으로 가볍게 따낸 안세영은 2세트에서 왕즈이의 거센 반격에 18-21로 세트를 내주며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승부처인 3세트에서 안세영의 진가는 더욱 빛났다.
체력전으로 흐른 3세트, 안세영은 해설진이 "몸속에 자체 발전기가 있는 것 같다"라고 감탄할 만큼 지치지 않는 체력을 과시했다. 상대의 발이 무거워진 틈을 타 안세영은 코트 구석을 찌르는 날카로운 스매시와 정교한 헤어핀으로 상대를 무력화했고, 결국 3세트를 21-8이라는 더블 스코어 차이로 끝내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단순한 1등은 만족 못 해... 남자 선수 기술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경기 후 안세영의 인터뷰는 그녀가 왜 세계 최정상에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단순한 승리를 넘어 배드민턴이라는 종목 자체의 한계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기 때문이다.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안세영은 "남자 단식 경기를 볼 때마다 린단(중국), 리총웨이(말레이시아) 같은 선수들의 샷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예술'에 가깝다고 느낀다"며 "나 역시 그 경지에 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여자 단식 1위에 안주하지 않고, 남자 선수들이 가진 기술과 파워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며 성별의 벽을 넘어선 '완전무결한 배드민턴'을 향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실제로 안세영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남자 선수들과 고강도 훈련을 소화하며 스피드와 파워를 보완해왔다. 중국 매체 넷이즈는 이러한 안세영의 발언에 대해 "안세영은 남녀 비교를 넘어, 배드민턴이라는 종목의 기준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다"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승률 94.8%, 지지 않는 태양이 되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2025시즌 73승 4패, 승률 94.8%라는 경이적인 성적표를 남겼다. 올해 왕즈이와의 8번의 맞대결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천적' 관계를 확실히 굳혔고, 총상금 100만 달러(약 14억 7천만 원)를 돌파하며 명실상부한 '셔틀콕의 여왕'임을 입증했다.
수많은 기록을 갈아치우고도 "아직 목마르다"고 말하는 23살의 안세영. 전설들을 동경하던 소녀에서, 이제는 스스로 전설이 되어가고 있는 그녀의 2026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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