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년 된 야구장을 속속들이 파헤치는 남자 (카우치나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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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년 된 야구장을 속속들이 파헤치는 남자
(다세해뉴스-최지훈) 이번에 소개할 유튜브는 '카우치 나초(Couch Nacho)'다. 이름만 들으면 소파에서 편안하게 영상 보는 채널 같지만, 실제로는 미국 전역의 야구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생생한 현장 리포트를 전해주는 곳이다. 최근에 올라온 시카고 컵스의 리글리 필드 탐방 영상을 보고 나서, 이런 디테일한 야구장 가이드가 있다는걸 처음 알게 됐다.
직접 발품 팔아 만드는 진짜 야구장 가이드북
카우치 나초는 메이저리그 야구장 리뷰를 전문으로 하는 채널이다. 정확한 구독자 수나 개설 시기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영상의 완성도를 보면 상당한 경험을 쌓은 크리에이터임을 알 수 있다. 여러 구장을 직접 방문해서 제작한 콘텐츠들이 많이 보이는데, 단순한 관광 영상이 아니라 야구장의 역사부터 숨겨진 이야기까지 꼼꼼하게 다루고 있다.
특히 워싱턴 팬이라는걸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데, 이게 오히려 채널의 색깔을 더 명확하게 만들어준다. "우리 워싱턴 정말 못 하는데"라고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꾸준히 경기를 보러 다니는 모습에서 진짜 야구 팬의 애정이 느껴진다.
최악의 자리까지 솔직하게 보여주는 현실적 리뷰
이 채널의 가장 큰 특징은 솔직함이다. 리글리 필드 영상에서도 "아마 야구장 최악의 자리에 앉아 있는데요"라고 대놓고 말하면서, 기둥에 가려서 시야가 전혀 확보되지 않는 좌석을 그대로 보여준다. 보통은 좋은 앵글만 찾아서 촬영하기 마련인데, 이런 현실적인 부분까지 담아내는게 오히려 더 믿음직스럽다.
111년 된 구장의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키가 180인데 그냥 서 있어도 천장에 머리가 닿는다"거나 "담쟁이넝쿨이 생각보다 두꺼워서 홈런볼이 들어가면 못 찾을 것 같다"는 식으로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생한 경험을 전달한다. 이런건 진짜 그 자리에 가봐야 알 수 있는 정보들이다.
야구 몰라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여행 가이드
솔직히 야구 룰을 완벽하게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카우치 나초는 야구를 잘 몰라도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다. 야구장 자체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그 주변 지역의 문화까지 함께 담고 있기 때문이다.
리글리 필드 영상만 봐도 구장 구경뿐만 아니라 주변 상점들, 팀 스토어, 심지어 우버 기사와 나눈 대화까지 등장한다. "컵스 팬들은 전국구지만 시카고 로컬들은 오히려 화이트삭스를 응원한다"는 이야기나, 길 건너편 일반 건물 옥상에서도 경기를 볼 수 있다는 독특한 구조 같은건 현지에 가봐야만 알 수 있는 정보들이다.
또한 실용적인 여행 가이드 역할도 톡톡히 한다. 지하철로 어떻게 오는지, 팀 스토어는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심지어 1914년에 지어진 구장이라 야간 조명을 1980년대에야 설치했다는 역사적 배경까지. 이런 디테일한 정보들이 단순한 관람을 넘어선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느린 호흡으로 만드는 진짜 콘텐츠의 가치
카우치 나초를 보면서 느끼는건, 진짜 좋아하는걸 진짜 좋아하는 방식으로 만드는 콘텐츠의 힘이다. 급하게 트렌드를 찾아가거나 자극적인 요소를 넣지 않아도, 충분히 흥미롭고 유익한 영상이 나올 수 있다는걸 보여준다.
111년 된 야구장을 구석구석 천천히 둘러보는 것처럼, 이 채널도 자기만의 속도로 이야기를 쌓아간다. 그리고 그게 오히려 더 특별하고 기억에 남는다.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것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이야기만큼 강력한 콘텐츠는 없다는걸, 카우치 나초가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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