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0.001초의 전쟁, 지구에서 가장 비싼 서바이벌》 EP.01 – 이건 자동차 경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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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익명의F1

댓글 0건 조회 67회 작성일 25-05-1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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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acle Red Bull Racing 의 RB21 / 사진 출처: FIA F1>


스피드와 본능이 충돌하는, 지구에서 제일 비싼 쇼다운

 

“F1이 뭐냐고요?”

트랙을 빙글빙글 도는 자동차 경주?

아닙니다. F1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이건 0.001초 차이로 수백억이 뒤바뀌는 전쟁이에요.”


차는 ‘도구’일 뿐.

F1이라는 세계에서는 속도, 본능, 전략, 기술, 자본, 정치가 싸웁니다.

자동차가 제일 빨라서 1등 하는 거라고요?

그랬다면 이 스포츠에 매년 수천억을 쓰는 기업들도,

그걸 지켜보는 전 세계 팬들도 진작 떠났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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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그랑프리 TOP10의 기록 순위 / 출처:FIA F1>



드라이버 = 인간 머신


자, 그럼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 하나.


“그냥 운전 잘하는 사람이면 되는 거 아냐?”


아니요.


F1 드라이버는 ‘될 수 있는 사람이 정해져 있는’ 직업입니다.

지구에서 딱 20명만 서는 자리. 아무나 갈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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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드라이버 라인업 / 출처:FIA F1>


F1드라이버가 되는 법을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드라이버 되는 법

  1. 5~8살부터 카트 인생 시작

  2. F4리그 → F3리그 → F2리그를 거쳐야 F1 자격 논의 가능

  3. FIA 슈퍼 라이센스 취득 (누적 포인트 + 규정 충족 필수)

  4. 팀과 계약 & 시트 경쟁에서 살아남기

  5. 그리고 계속해서 성적 증명 + 정치력 + 운 필요

 

요약하자면

실력 + 돈 + 인맥 + 체력 + 멘탈 + 정치 감각까지 모두 갖춰야

비로소 20명 안에 낄 기회가 생깁니다.


참고로, 드라이버 한 명을 F1까지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최소 수십억 원 이상입니다.

‘카트’라고 해도 프로 레벨의 대회는 한 시즌에 1억 이상이 들어가고,

단 한 번의 충돌로 시즌 전체가 끝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어린 시절부터 경제력, 운, 실력, 환경, 국가, 부모의 지원이라는

현실적인 조건까지 뚫어야만 이 여정의 첫 페이지가 열리는 겁니다.

 

 “그래도 위험하잖아요… 300km/h로 달리면 사고 나면 죽는 거 아닌가요?”


이 질문, F1 얘기만 꺼내면 꼭 나옵니다.

실제로 보면 충돌 장면은 무섭고, 차는 불타고, 타이어가 날아가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놀라운 사실


F1은 지구에서 가장 ‘위험해 보이지만 안전한’ 스포츠 중 하나입니다.


  • 차량은 카본 섬유로 만들어져 충격을 분산시키는 구조

  • ‘모노코크 섀시’로 운전석이 통짜로 보호됨

  • 헤일로(HALO)라는 티타늄 고리가 머리를 감싸줌

  • 불에도 강한 방화복, 6점식 벨트, 목 보호장치(HANS) 등 완비

 


2020년, 로망 그로쟝이라는 드라이버가

300km/h로 벽에 부딪혀 차가 두 동강 나고 불이 붙었는데, 28초 만에 걸어나왔습니다.

영화 같지만 실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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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직후 빠져나오고 있는 로망 그로쟝 / 출처:F1 유튜브>



“F1은 빠르지만, 일상보다 안전할지도 몰라요.”

— 루이스 해밀턴


그리고 실제로, 지난 20년간 F1 본선 경기 중

사망사고는 단 두 건뿐입니다.

이 정도 속도, 이 정도 격렬함에 비하면 엄청난 안전성이죠.

 


 ‘차’가 아니라 ‘달리는 과학’


여기서 잠깐, F1 머신이 그냥 빠른 차냐고요?

천만에요.

  • 제작 비용 한 대당 250~300억 원

  • 핸들만 5천만 원 이상

  • 엔진 하나 교체하는 데 수억 원

  • 심지어 바퀴 하나 바꾸는 데도 수백만 원

 


이걸 매년 수십 회 경기마다 분해하고 조립하고 업그레이드합니다.

엔진, 변속기, 공기역학 파츠, 서스펜션까지.

사실상 ‘달리는 슈퍼컴퓨터’에 가까운 존재예요.


경기 중 수천 개의 센서가 작동하고,

AI 분석팀이 실시간 데이터를 보며 전략 변경 명령을 날립니다.


 

이건 ‘지구를 도는 스포츠’입니다


F1은 한 나라에서만 열리는 리그가 아닙니다.

매년 약 20개국을 순회하며 치러지는 ‘글로벌 챔피언십’이에요.

심지어 트랙에서만 치르는 것이 아닌

어제만 해도 사람들이 출근하던 도심 한가운데 도로에서도 열리죠.


  • 일본 스즈카의 하늘 아래

  • 모나코 해변의 도심 거리 

  • 미국 텍사스의 초고속 직선 구간

  • 사우디아라비아의 밤거리

  •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앞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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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F1 레이싱 달력 / 출처: FIA F1>



지형, 기온, 습도, 고도, 노면 상태까지

모든 환경이 매주 바뀌는 상황에서

드라이버는 단 3일 만에 새 트랙에 적응하고

머릿속에 코너 수십 개를 ‘암기’한 채 경기합니다.


그리고 이 전쟁의 본질은 ‘돈’이 아니다?


F1은 “돈 없으면 시작도 못 한다”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돈만 있으면 이길 수 있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 실력이 없으면 즉시 방출

  • 드라이버끼리의 심리전

  • 팀 간 기술개발 경쟁

  • 스폰서의 정치적 입김

  • 매년 바뀌는 기술 규정에 누가 먼저 적응하느냐가 핵심

 


우승은 단순한 속도의 결과가 아닙니다.

예측력, 협업력, 감각, 순발력, 리스크 관리… 모든 요소가 맞물려야만 가능한 결과입니다.



그래서 이걸 왜 사람들이 보냐고요?


F1은 단순한 레이싱이 아닙니다.

하나의 경기 안에 아래와 같은 요소들이 뒤섞입니다:

  • 전략 싸움: 타이어 선택, 피트 인/아웃 타이밍, 기상 변수

  • 드라마: 팀 오더 논쟁, 무전 욕설, 해고 루머

  • 돌발 상황: 사고, 세이프티카, 판정 논란

  • 감동: 불리한 포지션에서 기적 같은 추월극

 


한 번 빠지면 절대 못 빠져나오는 세계, 그게 F1입니다.


 

정리하자면?


F1은, 지구에서 가장 빠르고, 가장 비싸고, 가장 치열한 서바이벌입니다.

겉으로는 자동차 경주지만, 사실은

과학과 인간, 자본과 감정이 뒤엉킨 종합 격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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