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 마지막 여행에 뭉클"... 오승환 광주 은퇴 투어에 KIA 선수들도 울었다
최형우·박찬호까지 감동... 삼성 라이온즈의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 오승환의 광주 은퇴 투어가 KIA 타이거즈
선수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1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펼쳐진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전을 앞두고 진행된 오승환의 은퇴 기념 행사는 경쟁
팀 선수들까지 눈물짓게 만드는 감동적인 순간들로 가득했다.
지난달 6일 현역 은퇴를 선언한 오승환은 문학 SSG전(지난달 7일)을 시작으로 잠실 두산전(28일),
대전 한화전(31일)에 이어 이날 광주에서 네
번째 은퇴 투어를 가졌다.
의미 있는 선물들과 뜻깊은 만남
KIA 구단은 특별한 기념품을 준비했다. 오승환이 100세이브, 200세이브, 300세이브를 달성했던 순간들의 사진으로 제작한 아크릴 액자를 전달했다. 흥미롭게도
이 세 기록 모두 KIA를 상대로 이룬 것으로, 각각 무등야구장(100세이브), 대구 시민야구장(200세이브),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300세이브)에서 달성됐다. 또한 KIA 선수단의
사인이 담긴 유니폼 액자도 함께 선사했다.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과거 삼성 황금기를 함께 누빈 동료 최형우가 개인적으로 준비한 감사패를 전달하는 장면이었다. 최형우는 이 과정에서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흘렸다.
오승환은 "최형우 선수가 이렇게까지 생각해줄 줄 몰랐는데
정말 감동적이었다. 나도 덩달아 울컥했다"면서 "이름만 들어도 대단한 선수들이 떠나는 나에게 이렇게 잘해주니 너무 감사하다. 최형우는 나중에 대구 오면 밥 한번 먹자며 시간 비워두라고 하면서 울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삼린이' 박찬호의
특별한 감회
최형우뿐만 아니라 KIA 내야수 박찬호도 은퇴 투어 행사를 지켜보며
눈물을 쏟았다고 고백했다. 이날 경기에서 3안타 3타점으로 팀의 4-0 완승을 이끈 박찬호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특별한 마음을 털어놨다.
"오승환 선배님의 은퇴 투어를 보면서 눈물이 났다. 아시다시피 '삼린이' 출신이라
선배님의 투구를 정말 많이 지켜봤다. 그래서 더욱 뭉클했다"고
말한 박찬호는 "형우 형이 우는 것도 봤고, 목소리가
울먹이더라. 우리나라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이렇게 떠나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1995년생인 박찬호는 어린 시절을 대구에서 보내며 자연스럽게 삼성
야구를 접했고, 삼성 전성기 시절 오승환의 투구를 지켜보며 성장했다.
박찬호는 오승환과의 개인 통산 맞대결에서 12타수 4안타 4타점 2볼넷을
기록했다. "전성기 때는 못 만나보고 미국을 다녀오신 후에만 상대했다. 빗맞은 안타들이 좀 나와서 전적은 괜찮은 편"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은퇴 후에도 계속될 야구 사랑
한편 오승환은 광주 은퇴 투어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발언을 했다. "은퇴
후에도 공을 계속 던지고 싶다. 마음이 편해져서 그런지 오히려 몸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면서 "지금도 계속 투구 준비를 하고 있다. 팀이 치열한 순위 경쟁 중이니까 등판 시점은 내가 결정할 부분이 아니지만, 팀에
도움이 되도록 운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후
"박찬호가 0대0 상황에서 결승타를
포함해 3타점으로 맹활약했고, 순위 경쟁이 쉽지 않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면서 "마지막으로 오승환
선수에게 정말 고생 많았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오승환의 마지막 여정은 오는 30일 대구에서 열리는 KIA전에서 은퇴식 및 은퇴 경기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만약 은퇴
경기 마운드에 오른다면, 어린 시절부터 그의 팬이었던 박찬호와의 마지막 승부도 주목받고 있다.
2025.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