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실낙원, AI가 사람보다 더 사람 같아진다면? 궤도와 연상호 감독의 대답

기억을 재현하는 AI부터 생성형 영상 제작까지… 인간의 정체성과 창작의 경계를 묻다

유튜브 채널 'LIFEPLUS TV'의 '라플위클리 딥다이브'가 영화 '실낙원'을 통해 AI 시대의 인간성을 조명했다.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와 연상호 감독은 AI가 가족의 기억을 재현하고 창작에 참여하는 상황에서 무엇을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볼 수 있는지 논의했다....

이주안 기자
영화 실낙원, AI가 사람보다 더 사람 같아진다면? 궤도와 연상호 감독의 대답
사진 = 다세해뉴스

유튜브 채널 'LIFEPLUS TV'의 '라플위클리 딥다이브'가 영화 '실낙원'을 통해 AI 시대의 인간성을 조명했다.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와 연상호 감독은 AI가 가족의 기억을 재현하고 창작에 참여하는 상황에서 무엇을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볼 수 있는지 논의했다. 영화 속 설정과 실제 제작 경험을 함께 다뤄, 기술의 발전이 감정과 콘텐츠 산업에 던지는 질문을 구체적으로 풀어냈다.

돌아온 아들과 기억 속 AI, 무엇이 진짜 가족을 만드는가

영화는 아이를 잃었다고 믿은 어머니가 AI로 재현한 아들과 9년 동안 지내다가, 죽은 줄 알았던 아들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함께 시간을 보낸 AI와 낯설게 변한 실제 아들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설정이다.두 사람은 AI 아들이 단순히 과거의 모습을 복제한 존재에 머물지 않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어머니와 대화하고 반응을 학습한 9년의 시간이 쌓였다면, 처음 만들어졌을 때와도 달라졌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궤도는 AI 아들이 손톱을 물어뜯는 장면에도 주목했다. 과거에는 고치려 했던 습관이 이제는 아들을 기억하게 하는 특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족이라는 감각이 외형이나 혈연뿐 아니라 함께 축적한 기억과 관계에서 만들어진다는 질문이다.

나의 말을 기억하는 AI, 감정의 진실성을 판단할 수 있을까

대화는 AI가 감정을 표현하는 것과 실제로 경험하는 것을 구분할 수 있느냐는 문제로 이어졌다. 궤도는 상대의 내면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사람들이 진심을 판단할 때 기억과 시간의 축적을 중요한 단서로 삼는다고 설명했다.그는 친절하지만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과, 3주 전 지나가듯 말한 소망을 기억해 선물을 건네는 사람을 비교했다. 후자에게 더 큰 진정성을 느끼듯, 과거의 대화를 기억하는 AI에도 비슷한 감정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연 감독 역시 AI와 대화하면서 이전 이야기로 돌아가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 몰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AI에게 실제 감정이 있다는 결론이라기보다, 사람이 어떤 반응을 통해 이해받는다고 느끼는지에 관한 논의였다.

대본이 AI 단편으로, 영화 산업의 변화와 독창성의 과제

생성형 AI는 영화의 소재를 넘어 홍보 콘텐츠 제작에도 활용됐다. 연 감독은 '실낙원'과 관련한 단편 네 편의 대본을 작성해 생성형 AI 업체에 전달했고, 연기와 연출이 구현된 영상으로 돌아온 결과가 신기했다고 말했다. 촬영과 세팅을 거쳐야 했던 아이디어를 다른 방식으로 영상화한 경험이다.AI 결과물의 독창성에 대해서는 뒤샹과 앤디 워홀의 사례를 들었다. 이미 존재하거나 반복 생산되는 요소라도 창작자의 관점이 개입하면 독창적인 작업이 될 수 있다는 견해다. 다만 AI가 언제나 저렴한 제작 방식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자신의 영화 '얼굴' 같은 경우에는 사람이 직접 촬영하는 편이 더 저렴하다고 언급했다. 이번 대화는 AI 도입 자체보다 작품에 맞는 제작 방식과 창작자의 고유한 시선이 앞으로도 중요한 판단 기준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