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바비의 바비위키 - 테무의 초저가 꼼수, 결국 막혔다! 중국 쇼핑몰에 무슨 일이

한때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전 세계 e커머스 시장을 집어삼킬 듯했던 중국발 플랫폼 '테무(Temu)'의 거침없는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중국 현지 공장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여 세금과 안전 규제를 교묘히 피해 가던 '규제 차익'의 마법이 미국과 유럽 당국의 제재로 효력...

김진환 기자
김바비의 바비위키 - 테무의 초저가 꼼수, 결국 막혔다! 중국 쇼핑몰에 무슨 일이
사진 = 다세해뉴스

한때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전 세계 e커머스 시장을 집어삼킬 듯했던 중국발 플랫폼 '테무(Temu)'의 거침없는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중국 현지 공장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여 세금과 안전 규제를 교묘히 피해 가던 '규제 차익'의 마법이 미국과 유럽 당국의 제재로 효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경제·비즈니스 유튜브 채널 '김바비의 바비위키'는 지난 9일 게재한 영상("꼼수로 장사하던 회사가 제재를 당하면 생기는 일 | 바비노트")을 통해 테무의 기형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직면한 한계와 향후 e커머스 생태계에 미칠 파장을 심층 분석했다. 본지는 해당 영상을 바탕으로 테무가 촉발한 직구 플랫폼의 논란과 글로벌 시장의 대응을 짚어보았다.

브랜드 없는 공장 직납, 무관세가 만든 초저가의 덫

테무의 폭발적인 성장 비결은 쿠팡이나 아마존 같은 일반적인 '마켓플레이스(브랜드 입점 중개)' 모델과는 완전히 다르다. 테무에는 '브랜드'가 없다. 오직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중국 내 수많은 공장들과 다이렉트로 계약을 맺고 소비자와 연결할 뿐이다. 가격 결정권은 테무가 쥐고, 공장들은 가장 싼 가격을 맞추기 위해 출혈 경쟁을 벌인다.여기에 테무의 핵심 무기인 '규제 차익'이 더해진다. 미국(800달러 미만), 유럽, 한국 등 대부분의 국가는 개인 소비 목적의 직구 물품에 대해 관세와 부가세를 면제해 주는 '면세 한도'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테무는 이 제도를 악용해 정식 수입업자들이 부담해야 할 통관, 세금, 재고 보조 비용을 몽땅 회피하며 초저가를 유지해왔다.

분노한 미국과 유럽, 면세 한도 철폐로 빗장 걸어

하지만 세금 회피는 겉으로 드러난 문제일 뿐, 본질적인 심각성은 안전의 책임이 없다는 데 있다. 정식 수입업체들은 국내법에 따라 까다로운 안전 검사를 거치고 환경 오염 및 유해 물질에 대한 책임을 진다. 그러나 테무는 그저 중개 플랫폼이라는 명목 아래 책임을 회피했고, 중금속 등 인체에 치명적인 유해 물질이 든 상품들이 전 세계로 무분별하게 퍼져나갔다.결국 직구 플랫폼의 공세에 자국 산업과 국민의 건강이 위협받자 서구권 국가들이 칼을 빼 들었다. 미국은 작년에 800달러 미만의 면세 한도를 전격 폐지했고, 유럽연합(EU) 역시 올해 5월 개인 포장당 세금을 부과하는 쪽으로 제도를 개편했다. 정식 수입업체와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규제를 우회하던 테무를 강제로 '공정 경쟁의 링' 위로 끌어올린 것이다. 이로 인해 테무는 미국과 유럽 현지에 정식으로 물류 창고를 세우고 통관과 세금 납부 절차를 거치는 방식으로 선회하고 있으며, 이는 필연적인 단가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 시장의 특이점, 다이소라는 거대한 철벽

반면 한국 상황은 사뭇 다르다. 테무의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맞먹고 쿠팡에 이어 2~3위를 다툴 정도로 높지만, 실질적인 '매출 규모'는 이용자 수 대비 턱없이 낮다.그 이유는 '다이소(Daiso)'라는 강력한 오프라인 대체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이소는 1,000원에서 5,000원 사이의 균일가로 테무 못지않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정식 수입을 통한 안전성 검증과 품질의 책임을 담보한다. 소비자로서는 불량품의 비율이 높고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테무에서 도박을 하느니, 퇴근길 동네 다이소에 들러 안전한 상품을 직접 보고 사는 쪽을 택하는 것이다.물론 한국 정부도 지난 5월 테무의 소비자 보호 미흡을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13억 6,9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처럼 전면적인 면세 한도 제한에는 소비자 반발을 우려해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과거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로 용인되던 수준을 넘어, 이제 플랫폼의 무책임한 초저가는 규제의 철퇴를 맞고 있다. 혁신이라는 포장지 속에 숨어있던 '규제 차익'의 마법이 풀린 지금, 테무가 공정한 시장의 룰을 준수하면서도 예전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