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수도 공항까지 폭격한 후티 반군… 홍해 봉쇄에 국제유가 100달러 공포

수도 한복판 공항이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은 충격적입니다. 비디오머그는 공격의 주체인 후티 세력의 역사적 뿌리와 복잡한 이해관계를 짚어냈습니다. 게릴라 반군으로만 알려진 이들이 어떻게 국가급 군사력을 갖췄는지 날카롭게 분석했습니다. 나아가 이 사태가 세계 원유 수...

김진환 기자
사우디 수도 공항까지 폭격한 후티 반군… 홍해 봉쇄에 국제유가 100달러 공포
사진 = 다세해뉴스

수도 한복판 공항이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은 충격적입니다. 비디오머그는 공격의 주체인 후티 세력의 역사적 뿌리와 복잡한 이해관계를 짚어냈습니다. 게릴라 반군으로만 알려진 이들이 어떻게 국가급 군사력을 갖췄는지 날카롭게 분석했습니다. 나아가 이 사태가 세계 원유 수송로와 우리 식탁 물가에 미칠 파장까지 연결했습니다. 자극적인 전쟁 영상 뒤에 숨은 국제정치의 냉혹한 계산법을 명쾌하게 풀어낸 수작입니다.예멘의 무장 세력 후티 반군이 2026년 10월 초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민간 공항들을 연쇄 폭격했습니다. 남서부 아브하 공항에 이어 수도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까지 탄도미사일로 타격했습니다. 이번 공격으로 민간인 12명이 숨지고 여객기가 불타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루프트한자와 에어인디아 등 주요 국제 항공사들은 리야드 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국경을 넘어 상대국 수도 심장부를 흔든 후티의 무력시위에 전 세계가 얼어붙었습니다.

게릴라 탈 벗은 지배자, 예멘 북부 장악한 군사 집단

후티의 공식 명칭은 '안사르 알라'이며 신의 지지자들을 뜻합니다. 1990년대 예멘 북부에서 이슬람 시아파의 한 갈래인 '자이드파' 부흥 운동으로 출발했습니다. 가문을 이끌던 후세인 알후티의 이름을 따서 후티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2014년 수도 사나를 무력으로 집어삼켰습니다. 기존 정부를 남쪽 아덴으로 밀어내며 권력을 손에 쥐었습니다.사우디는 국경 근처에 친이란 정권이 들어서는 상황을 두고 보지 않았습니다. 대규모 아랍 연합군을 꾸려 예멘 내전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때부터 사우디는 후티에게 조국을 짓밟는 제1의 적이 되었습니다. 십 년 넘게 이어진 공습은 오히려 후티를 더 강하게 단련시켰습니다. 동굴 속에 숨어 싸우던 게릴라는 이제 정규군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컸습니다.반군이라는 이름과 달리 후티는 사실상 하나의 정부 역할을 합니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후티가 장악한 면적은 국토의 3분의 1입니다. 그러나 이 좁은 땅 안에 전체 예멘 인구의 80퍼센트가 몰려 있습니다. 물이 풍부한 북부 고원과 수도 사나가 모두 포함된 노른자위입니다. 항만 물류와 세무 행정을 쥐고 주민들을 직접 통제합니다.군사력 역시 웬만한 중견 국가의 무력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가는 탄도미사일과 자폭 드론을 보유했습니다. 바다 위 군함을 노리는 대함 미사일과 무인 해상정도 갖췄습니다. 값싼 부품으로 만든 드론이 첨단 레이더망을 뚫고 수도 공항을 찢었습니다. 방공망에 수억 달러를 쏟아부은 사우디의 자존심에 깊은 상처가 났습니다.▪️후티 반군 세력 현황 및 군사적 역량 요약- 공식 명칭 및 기원 : 안사르 알라(신의 지지자들), 예멘 북부 자이드파 기반- 실효 지배 영역 : 예멘 국토의 33%, 전체 인구의 75~80% 밀집 지역 장악- 보유 무기 체계 : 사거리 2000km급 탄도미사일, 샤헤드 계열 자폭 드론, 대함 순항미사일- 최근 타격 지점 : 사우디 아브하 공항(사망 2명), 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공항(사망 12명)- 해상 장악 요충지 : 홍해 길목 모카 항구 및 바브엘만데브 해협 마이윤 섬 통제

하메네이 장례식과 사나 공항 폭격이 부른 보복

평화 협정을 논의하던 양측이 다시 총을 든 계기는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7월 13일 예멘 사나 공항 활주로에 폭탄이 떨어졌습니다.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최고 지도자 장례식에 다녀오던 전세기였습니다. 후티 대표단이 탄 비행기가 착륙하려는 순간 사우디 공군이 활주로를 때렸습니다. 이란 혁명수비대 자문단과 첨단 무기 부품의 반입을 막으려는 작전이었습니다.사우디의 기습 폭격에 후티 지도부는 극도로 분노했습니다. 봉쇄에는 봉쇄로 맞서겠다며 즉각 피의 보복을 선언했습니다. 남서부 국경 지대 아브하 공항을 먼저 때려 사우디의 신경을 긁었습니다. 이어 사우디 유조선과 국영 석유 시설로 공격 대상을 넓혔습니다. 장례식 비행기를 둘러싼 신경전이 거대한 전면 충돌로 번진 셈입니다.지난 9월에는 홍해의 목구멍이라 불리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길목을 쥐었습니다. 해안 도시 모카와 해협 한가운데 자리한 마이윤 섬을 빼앗았습니다. 이곳에 대함 미사일 포대를 깔면 지나가는 배를 손쉽게 가라앉힙니다. 좁은 해협을 지나는 상선들은 꼼짝없이 사정거리 안에 갇혔습니다. 총알 한 방 쏘지 않고도 거대한 뱃길을 틀어막는 힘을 얻었습니다.이란은 직접 피를 흘리지 않고도 적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압박에 시달리던 이란에게 후티는 효자 노릇을 합니다. 예멘 대리 세력을 조종해 세계 물류의 목을 조르는 모양새입니다. 원격 리모컨으로 골칫덩이 이웃의 뒤통수를 때리는 격입니다. 중동의 복잡한 대리전 구도가 빚어낸 비극적인 장면입니다.

사우디의 우회로 끊겼다, 유가 급등에 흔들리는 세계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세계 원유의 10퍼센트가 지나는 핵심 혈관입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매일 420만 배럴의 석유가 이곳을 통과합니다. 수에즈 운하로 가기 위해 모든 배가 반드시 지나쳐야 하는 관문입니다. 배들이 이 길을 피해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돌아가면 운항 일수는 보름이나 늘어납니다. 기름값과 해상 운임이 동시에 치솟아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습니다.사우디아라비아에게 이 바닷길은 국가의 생명선과 같습니다. 사우디는 호르무즈 해협의 위험을 피해 홍해 쪽으로 송유관을 연결했습니다. 서부 얀부 항구를 통해 유럽으로 기름을 빼내던 우회로였습니다. 하루 490만 배럴까지 늘렸던 원유 수출 통로가 턱밑에서 막힌 셈입니다. 앞문이 막혀 뒷문으로 도망쳤더니 뒷문마저 쇠사슬로 잠긴 꼴입니다.국제통화기금(IMF)은 10월 지역 경제 보고서에서 강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홍해 항로 마비가 이어지면 세계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진다고 경고했습니다. 컨테이너선 운임이 뛰면 공산품 가격이 줄줄이 오릅니다. 주유소 휘발유 가격표가 오르고 장바구니 물가가 무거워집니다. 먼 나라 예멘의 포성이 우리 동네 마트 계산대까지 울려 퍼지는 이유입니다.사우디를 지켜주던 미국의 방공 우산도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에 무기를 대주느라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재고가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공습을 검토했다가 며칠 만에 발을 뺐습니다. 안보를 전적으로 의존하던 사우디 왕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갑니다. 믿었던 우방의 방패에 구멍이 숭숭 뚫린 형국입니다.

장기 봉쇄와 100달러 유가 공포

군사 전문가와 물류 빅데이터를 종합할 때 해협 정상화는 당분간 어렵습니다. 통계적 모델로 분석하면 연내 바브엘만데브 통항이 정상화될 확률은 10퍼센트 미만입니다. 후티가 거점 섬들을 요새화하며 영토 장악력을 굳혔기 때문입니다. 미사일 기지를 완전히 없애지 않는 한 민간 해운사들은 배를 띄우지 않습니다.사우디가 지상군을 투입해 해협을 되찾으려 할 확률은 65퍼센트로 높게 점쳐집니다. 이 경우 국경을 넘는 전면전이 터지며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공산이 큽니다. 반대로 사우디가 굴복해 봉쇄를 풀고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25퍼센트 수준으로 열려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전 세계 소비자들이 비싼 유류비 청구서를 나눠 짊어져야 합니다. 낡은 샌들을 신은 무장 세력이 세계 경제를 쥐고 흔드는 씁쓸한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