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돈이면 일본 간다? 가성비 여행지 동남아에서 발길 돌리는 한국인들

숙박비·항공료 부담에 짧은 여행 선호까지… 베트남 전체 관광객 늘어도 한국인은 감소

유튜브 채널 '크랩 KLAB'이 한국인에게 익숙한 동남아 여행지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진 배경을 살펴봤다. 여행객 인터뷰와 관광 통계를 통해 현지 물가, 항공료, 이동 시간의 변화가 해외여행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었다. 호텔부터 마사지까지, 현지 물가에 항공료...

이주안 기자
이 돈이면 일본 간다? 가성비 여행지 동남아에서 발길 돌리는 한국인들
사진 = 다세해뉴스

유튜브 채널 '크랩 KLAB'이 한국인에게 익숙한 동남아 여행지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진 배경을 살펴봤다. 여행객 인터뷰와 관광 통계를 통해 현지 물가, 항공료, 이동 시간의 변화가 해외여행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었다.

호텔부터 마사지까지, 현지 물가에 항공료 부담도 더해졌다

동남아 여행의 대표적인 매력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좋은 숙소와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영상에 등장한 여행객들은 과거 방문했던 호텔을 다시 예약하려다 높아진 가격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식사와 마사지에서도 예전만큼 저렴하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워졌다는 반응이 나왔다.여기에 항공권에 붙는 유류할증료가 부담을 더했다. 2026년 11월 발권분 기준 대한항공의 한국 출발 편도 유류할증료는 인천∼후쿠오카 5만5,600원, 인천∼오사카·나리타 7만6,000원이다. 반면 인천∼다낭·하노이는 13만2,900원, 인천∼방콕·푸껫은 18만5,800원으로 책정됐다.같은 항공사라도 목적지에 따라 유류할증료 차이가 크고, 가족 단위 여행에서는 인원수만큼 부담이 커진다. 다만 유류할증료가 항공권 전체 가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여행비는 기본 운임과 숙박비, 현지 지출까지 합쳐 비교해야 한다. 동남아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기준도 현지 음식값에서 여행 전체의 비용으로 넓어지고 있다.

일본·중국은 가까워졌다? 여행객이 따지는 시간의 가격

동남아의 비용 부담이 커지는 동안 일본과 중국은 대체 여행지로 주목받았다. 영상은 일본의 엔저와 중국의 무비자 정책, 항공편 확대를 경쟁력을 높인 요인으로 꼽았다. 중국은 한국 일반여권 소지자가 관광 등의 목적으로 30일 이내 방문할 때 적용하는 한시적 무비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이동 시간도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인터뷰에 참여한 여행객은 태국까지 다섯∼여섯 시간 비행하는 것과 비교해 일본·중국은 이동 부담이 작고, 도착한 뒤 바로 일정을 시작하기에도 편했다고 말했다. 짧은 휴가에서 비행과 공항 이동에 쓰는 시간이 줄면 현지에서 즐길 수 있는 시간은 늘어난다.이는 여행의 가성비가 지출 금액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연차를 많이 쓰기 어려운 직장인이나 주말을 활용하는 여행객에게는 이동 시간과 피로도 역시 비용이다. 동남아의 숙박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더라도 항공료와 이동 부담을 함께 따지면 가까운 여행지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베트남 관광객은 늘었는데 한국인은 줄었다… 인기 하락의 범위를 봐야

그렇다고 동남아 관광시장 전체가 위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2026년 1∼9월 베트남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1,768만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인 관광객은 약 306만 명으로 5.5% 감소했다. 전체 시장의 성장과 한국인 수요의 감소가 동시에 나타난 것이다.영상에서는 익숙한 여행 경험도 수요 변화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다낭이나 푸껫을 여러 차례 방문한 사람에게는 비슷한 휴양 일정의 새로움이 줄어들 수 있다. 한 여행객은 동남아를 여러 번 찾을 비용을 모아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가격 차이가 줄어들수록 새로운 경험을 위해 다른 목적지를 고를 여지도 커지는 셈이다.안전에 대한 우려도 언급됐다. 다만 특정 국가에서 발생한 사건을 동남아 전역의 위험으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실제 여행 여건은 국가와 지역에 따라 다르며, 불안감이 커졌다는 사실과 개별 관광지의 위험 수준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향후 한국인 수요는 항공료와 환율, 경쟁 여행지의 입국 정책 등에 따라 다시 달라질 수 있다. 이번 변화는 동남아가 관광지로서 매력을 잃었다기보다, 한국인 여행객이 가격과 시간, 경험의 새로움을 함께 따지며 선택지를 넓히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