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이름 빼면 무엇이 남을까? 송길영이 짚은 AI 시대 직장인의 경쟁력
AI가 바꾸는 일의 가치… 직함보다 중요한 전문성과 고객이 선택하는 차별성
유튜브 채널 '세바시 강연'에 출연한 『시대예보: 수고인류의 시간』의 저자 송길영이 인공지능 시대에 개인이 경쟁력을 쌓는 방법을 짚었다. 회사의 이름과 직함만으로 긴 직업 생활을 지탱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자신만의 결과물을 만들고 시장과 연결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유튜브 채널 '세바시 강연'에 출연한 『시대예보: 수고인류의 시간』의 저자 송길영이 인공지능 시대에 개인이 경쟁력을 쌓는 방법을 짚었다. 회사의 이름과 직함만으로 긴 직업 생활을 지탱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자신만의 결과물을 만들고 시장과 연결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직함이 사라진 뒤에도 설명할 수 있는 나의 일
송길영은 팬데믹과 생성형 AI를 일하는 방식을 바꾼 두 사건으로 꼽았다. 원격 근무가 같은 공간에 모이지 않고 협업하는 경험을 제공했다면, 생성형 AI는 사람이 맡았던 업무 일부를 기술에 맡기는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환경에서 조직 내 위치보다 자신이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를 설명하기 위해 소설 속 집사 로봇의 사례를 들었다. 이전 주인에게 '찰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로봇은 새로운 주인을 만나면 다른 이름을 받아야 한다. 송길영은 이 장면을 '김 과장', '김 부장'처럼 조직이 부여한 호칭으로 자신을 설명하는 직장인의 모습과 연결했다. 회사를 떠난 뒤에도 남는 전문성과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다만 AI의 확산을 곧바로 특정 직군의 소멸로 해석할 수는 없다. 2025년 발표된 국제 노동시장 분석에서는 세계 고용의 약 4분의 1이 생성형 AI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직업에 속하지만, 일자리 전체의 대체보다는 업무 구성이 바뀔 가능성을 더 크게 봤다. 개인에게 필요한 준비 역시 막연한 퇴사 대비를 넘어, 기술을 활용하면서 자신의 판단과 경험이 필요한 영역을 키우는 데 있다.
600원 아이스크림과 7,000원 젤라또? 가격을 만드는 차이
송길영은 AI로 누구나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될수록, 속도만으로 경쟁하기는 어려워진다고 봤다. '1분 만에 만들기', '쉽게 수익 내기' 같은 방법을 많은 사람이 따라 하면 비슷한 결과물이 쏟아지고, 그 자체로는 선택받을 이유가 약해진다는 설명이다.그는 600원짜리 아이스크림과 7,000원짜리 젤라또를 대비시켰다. 이는 시장 평균 가격을 비교한 통계가 아니라, 같은 범주의 상품이라도 소비자가 느끼는 차이에 따라 지불하는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비유다. 개인의 노동 역시 투입한 시간만으로 가격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쉽게 제공하지 못하는 경험과 완성도를 갖췄는지가 중요하다는 취지다.그렇다고 오래 고생하는 행위 자체를 경쟁력으로 보지는 않았다. 송길영은 “방향 없이 분주한 거는 수고가 아니에요”라며, 내용과 관계없이 매일 네 페이지를 채우게 했던 학교 과제를 사례로 들었다. 시간을 많이 들였다는 사실보다 그 일이 누구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 묻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경제적 가치로 이어지는 노력에는 고객의 필요를 이해하는 과정이 함께 있어야 한다.
직접 만들고, 공개하고, 자신의 이름을 걸어라
송길영은 개인이 실천할 원칙으로 직접 일하기, 결과물을 발행하기, 자신의 이름을 걸기를 제시했다. 일을 지시하거나 구상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직접 완성한 뒤, 다른 사람의 반응을 받아 개선하라는 뜻이다. 결과물이 쌓이면 조직 밖에서도 자신의 역량을 설명할 근거가 생긴다.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나이에 대해서는 81세에 앱을 개발한 일본의 와카미야 마사코를 소개했다. 와카미야가 만든 게임은 고령층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조작을 단순화했다. 젊은 개발자와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기보다, 자신이 이해하는 사용자의 불편을 해결한 사례다. 오랜 생활 경험도 구체적인 문제 해결과 만날 때 새로운 활동의 기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강연 말미에는 “부장님은 나의 고객이 아닙니다”라는 말로 시선을 조직 밖으로 돌렸다. 상사의 평가를 넘어 자신의 결과물을 실제로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하라는 주문이다. 물론 공개한 결과물이 곧바로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다만 직접 만든 것을 시장에 보여주고 반응을 확인하는 과정은, 회사의 직함과 별개로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구체화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