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돈은 어디로 흐를까? AI 전력부터 건강·돌봄까지, '부의 이동' 읽는 법

손희애 금융크리에이터가 짚은 구조적 변화… 산업의 성장과 투자 수익은 구분해야

KBS 1라디오 '성공예감 별책부록'에 출연한 손희애 금융크리에이터가 『부의 이동 트렌드 2027』을 통해 돈의 흐름을 바꾸는 산업과 생활의 변화를 소개했다. 10월 31일 방송에서는 AI 인프라부터 한류 소비, 건강과 돌봄까지 살펴보며 일시적인 유행과 오래 지속될 수...

이주안 기자
2027년 돈은 어디로 흐를까? AI 전력부터 건강·돌봄까지, '부의 이동' 읽는 법
사진 = 다세해뉴스

KBS 1라디오 '성공예감 별책부록'에 출연한 손희애 금융크리에이터가 『부의 이동 트렌드 2027』을 통해 돈의 흐름을 바꾸는 산업과 생활의 변화를 소개했다. 10월 31일 방송에서는 AI 인프라부터 한류 소비, 건강과 돌봄까지 살펴보며 일시적인 유행과 오래 지속될 수요를 구별하는 기준을 제시했다.

AI 시대의 돈은 전력 연결과 업무 재편으로 움직인다

손희애는 전기가 만들어지고 전달되는 곳으로 자본이 모이는 흐름을 '와트 러시'라고 표현했다.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2025년 약 485TWh에서 2030년 약 950TWh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이다. 중요한 것은 발전량만이 아니다. 데이터센터가 완공돼도 송전망과 변전 설비가 준비되지 않으면 가동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전기를 필요한 곳까지 연결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그는 투자 발표 규모보다 실제 전력 공급 계약과 착공 여부, 전력기기 업체의 납기와 이익률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문이 많아도 낮은 가격에 체결한 계약이라면 매출만큼 이익이 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력기기·냉각·데이터센터 기업에 나눠 투자하더라도 모두 AI 설비투자에 영향을 받는다면 위험이 충분히 분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노동시장에서는 AI와 로봇이 업무 일부를 맡는 흐름을 '실리콘 칼라'로 설명했다. 다만 AI 도입 자체가 생산성 향상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봤다. 초안을 빨리 만드는 것뿐 아니라 사람이 다시 수정한 비율, 오류와 재작업, 최종 승인까지 걸린 시간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주목한 역량은 결과물의 양보다 이를 검토하고 실제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능력이었다.

한류와 비만 치료제가 바꾸는 소비, 관심이 이익으로 이어지는가

한류의 영향이 콘텐츠를 넘어 식품·화장품·관광 등으로 확장되는 흐름에는 'K에브리싱'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손희애는 부산행 KTX에서 자신이 탄 객실의 상당수를 외국인이 채웠던 경험을 소개하며, 한국에 대한 관심이 지역 관광과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을 짚었다. 다만 개인의 경험만으로 관광시장 전체의 변화를 단정할 수는 없다.기업을 평가할 때는 'K'라는 이름을 떼고도 경쟁력이 남는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장품을 개발·생산하는 제조 역량, 콘텐츠 지식재산권, 해외 유통망처럼 반복적인 매출을 만들어내는 기반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한 가지 히트 상품에 의존하거나 광고비와 재고가 매출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기업은 한류의 인기가 곧 수익으로 연결된다고 보기 어렵다.비만 치료제 확산에 따른 소비 변화는 '슬림노믹스'로 제시했다. 미국 가구의 구매 기록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GLP-1 계열 약물을 사용하기 시작한 가구의 장보기 지출이 첫 6개월 동안 평균 5.3% 감소했다. 손희애는 식사량 감소와 함께 영양을 고려한 식품, 체중 관리, 의류 등으로 지출이 재편될 가능성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관련 업종 모두의 성장을 뜻하지 않으며, 미국에서 관찰된 소비 변화를 국내 시장에 그대로 적용하기도 어렵다.

고령화와 반려동물의 가족화? 오래 돌보는 데 쓰이는 돈

고령화에 따른 자산 이전은 '머니 릴레이'라는 키워드로 다뤘다. 부모가 장수하면서 자녀도 중장년이 된 뒤 상속받는 경우, 그 돈은 주택 마련이나 자녀 양육보다 부채 상환과 노후 준비에 쓰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재산을 얼마나 물려받느냐뿐 아니라 언제 받고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지가 달라지는 것이다.손희애는 집과 같은 자산이 있어도 당장 간병비를 낼 현금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재산을 정리하고 관리하는 서비스, 필요한 시기에 생활비와 돌봄비를 지급하는 신탁 등에서 새로운 수요가 생길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관련 산업의 성장은 개별 상품의 적합성이나 수익성을 보장하는 근거와는 구분해야 한다.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펫 페어런트' 역시 장기적인 돌봄 지출과 연결했다. 사료와 용품을 넘어 검진·치료·보험·장례까지 함께 살아가는 전 과정에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사랑의 예산화'라고 표현하며 정기 생활비와 갑작스러운 치료비를 미리 구분해 준비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방송을 관통한 기준은 돈이 몰린다는 소식에 따라가기보다, 누가 어떤 필요에 지속적으로 지출하고 그 과정에서 어느 기업에 이익이 남는지 확인하는 데 있었다.